매일신문

눈 꼭 감고 믿어라!…'증시 롤러코스터' 무섭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주식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증시가 29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치의 폭락을 나타냈고 우리 증시도 막판 뒷심을 발휘했지만 하락세를 결국 꺾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를 보면 마치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상황이 자꾸만 연상된다. "기다려라"는 말을 매일 듣고 있지만 기다리기에는 공포가 너무 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신용위기 얘기가 나온지는 벌써 1년이 넘었다. 피로감이 너무 크다. 이 '지긋지긋한 시장'을 떠나야하나?

대구지역 금융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대구은행 경우, 펀드 투자자들의 80%가 손실을 보고 있다. 지금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주식을 사둔 사람, 펀드에 돈을 묻어놓은 사람들은 이제 어떤 전략을 펴야할까?

◆과거 위기때는 어떠했나?

대구은행 복합금융사업단 조사에 따르면 하락이 있으면 반드시 반등이 있었다. 하락장에서 기다렸던 사람만이 이후 찾아온 반등장에서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997년 외환위기 때 그 해 하락장세가 무려 173일간 계속됐다. 코스피지수는 무려 56%나 폭락했다. 그러나 반등이 일어났고 반등국면에서 코스피지수는 저점대비 61.4%나 상승했다.

IT버블 붕괴 사태 때는 2000년 4월17일부터 37일간 하락장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가 22.6% 떨어졌다. 반등국면에서의 저점 대비 상승률은 35.3%였다.

9.11테러 때는 사건 발생 이후 열흘동안 코스피지수가 14.3%가 떨어졌고 이후 58일간 이어진 반등국면에서 저점 대비 45.5% 상승했다.

과거 급락장에서도 기다렸다면 하락률을 상쇄할만큼의 상승률을 봤다는 것이다.

◆투자자들, 이렇게하라

김희철 대구은행 복합금융사업단장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를 생각하라고 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무서워서 못탔던 롤러코스터 주식시장에 탑승, 지난해 서서히 올라가던 시절의 즐거움을 만끽했지만 이제 급락하자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

이 때는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공포를 이기는 행동과 똑같이 '눈을 꼭 감고(멀리 보고 꾹 참고 기다려라)', '손잡이를 꼭 쥐고(자산전문가와 자주 상담하고)' '롤러코스터는 안전하다는 것을 믿으라(주식시장에 대한 믿음)'는 것이다.

김희철 단장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연초 전망 시나리오와 다르기 때문에 충격이 큰 것은 사실이다. 생각보다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싸이클은 예전보다 더 빨라지는만큼 비록 주가하락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경기싸이클 변동속도를 감안하면 반등이 그리 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대구를 방문했던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과거 5년주기였던 경기싸이클이 최근 2, 3년 주기로 당겨졌다. 주가도 같은 흐름을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한은행 김규황 대구PB센터장은 "밤에 잠을 못 이뤄 병이 난 투자자가 아니라면 지금 돈을 빼서는 안된다.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비관전망이 가장 강할때가 바닥권이었다. 오히려 적립식 비중은 더 늘릴 필요가 있다. 해외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크기 때문에 해외펀드보다는 국내펀드가 좋고, 국내펀드 중에는 인덱스펀드나 가치주쪽이 유리하다. 최근 크게 오른 금리를 볼 때 펀드나 직접투자를 고집하기보다 정기예금도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집어넣는 것이 괜찮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