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여자 연예인의 죽음

지난주 우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예인 최진실의 자살 소식으로 매스컴이 떠들썩했다. 최진실의 죽음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하며 사람들이 모이면 최진실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화제에 올랐다. '최진실이 왜 자살을 했을까?', '항간에 떠도는 사채설이 진짜가 아닐까?', '아니야! 자신의 오해를 밝히려고 죽었을거야!',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었으면 아이들을 놔두고 죽음을 선택했을까?', '우울증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더니 우울증 때문에 죽었을거야!' 죽은 자는 아무 말이 없는데 온갖 말들이 무성하다.

이제는 죽음에 대한 추측을 넘어서 최진실의 삶을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아는 만큼 보이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평가하기 전에 왜 자신이 그렇게 평가하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연예인들에 대한 스캔들이나 가십거리는 항상 있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스캔들이나 가십거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인권이 전혀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가십거리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특히 언론의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기사가 더욱 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피해를 입은 백모 여가수도 그동안 너무 힘들었으며 평생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가십거리로 하는 이야기와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가 없어지지 않는 한 피해자는 계속 있을 것이며, '눈물의 바다' 기자회견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자 연예인보다 여자 연예인들이 스캔들에 더 많은 피해를 본다. 백모 가수, 오모 탤런트 사건 때에도 남성들이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연예인을 비난하고 매장하며,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것은 우리나라의 이중적이고 왜곡된 성문화를 그대로 보여줬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 이에요!' 라는 광고카피로 스타에 오른 최진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삶의 마감에 마음이 아파 눈시울을 적셨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스스로 삶을 마감할 정도였을까? 힘들어 먼저 이승을 떠난 고인을 두 번 아프게 하지 말자. 각종 루머 때문에 먼저 세상을 떠난 그녀에게 더 이상 추측과 비난의 말은 하지 말자. 끊임없는 루머와 인터넷 악성댓글로 상처받고 있는 여성연예인들이 있으며,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이 할 일은 그녀의 명복을 빌어주는 일이다. 저 세상에서는 더 이상 나쁜 소문에 시달리는 일이 없기를, 이승에서 받은 아픔과 상처들을 잊어버리고 부디 행복하기를 말이다. 장난으로 던지는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을 성찰해 보길 바란다.

조윤숙 대구여성의 전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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