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지식경제부 윤상직 자원개발정책관

"대구, 제조업 보다는 비지니스 허브가 경쟁력"

"공부를 하지 않는 공무원은 자격이 없습니다. 정부 정책을 입안하는 공무원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선무당 사람잡는 식으로 일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지식경제부의 윤상직 자원개발정책관(52)은 이렇게 말한 뒤 공부라는 것은 책을 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많은 현장 경험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윤 정책관은 "선배 공무원들이 현직에 계실때 좀 더 꼼꼼히 일을 했었더라면 우리나라가 더욱 좋아졌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어, 저는 후배들로 부터 이런 얘기를 듣지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일에도 건강을 위해 조깅(10km)을 하는 것 외에는 직무와 관련된 책과 자료 등을 놓고 씨름하기 일쑤라고 한다. 해외 자원개발문제만 해도 중동 쪽이면, 현지의 관련 법제와 함께 이슬람교·아랍인들에 대해서도 공부를 한다.

지난 5월에는 '국제석유개발 계약의 이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자원개발 분야에 관해선 국내에서 처음 나온 책이라고 했다. 수년전에는 산업정책과장과 투자정책과장 등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몇몇 저서와 논문을 쓰기도 했으며 공직생활 중 미국으로 두차례 유학, 법학 석·박사에다 뉴욕주 변호사·공인회계사 자격까지 땄다.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사무관(행정고시 25회)때도 서울대·고려대 대학원에 진학, 정책학·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재생 에너지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자원개발정책관이라면 신재생 에너지와 화석 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는 자리이다.

윤 정책관은 "신재생 에너지라는 것은 에너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같은 에너지를 토대로 한 제조업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며 "화석 연료를 대체한다는 것은 먼 훗날의 얘기"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자체들이 경쟁하듯 신재생, 신재생 하지만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간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며 화석에너지 측에도 앞으로 개발·성장시킬 수 있는 산업이 많다는 것. 특히 자원개발과 관련된 컨설팅이나 법률 서비스 등은 다른 나라에서는 중요한 분야로 꼽히고 있으나 국내에선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황이어서, 누구든지 먼저 투자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단다.

기술력과 인력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도 했다. 가령 해외에서 유전 개발에 한 번 실패할 경우 버리는 돈이 1억달러 정도가 되는 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정부가 자원특성화 대학을 추진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정책관은 정부의 자원외교 강화에 따라 해외출장을 가느라 바쁘다. 지난 6개월동안만 해도 3분의 1은 해외에 있었을 정도. 그중에서도 지난 5월 한승수 총리를 수행, 카자흐스탄으로 가 4년을 끌어왔던 해상광구 개발문제를 타결지었던 게 큰 보람이란다.

경산 출신인 그는 대구를 '비즈니스 허브'로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금융이나 교육, 전시산업, 호텔, R&D 등의 분야를 지향해야지, 제조업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은 쉽지않다는 뜻이다.

또한 대구와 포항·경주·울산·부산 지역 등을 흡수할 수 있는 대규모 명품 쇼핑 몰을 대구 인근지역에 유치하는 방안도 꼽았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수도권에 집중됐다고는 하나 이들 지역도 4분 1정도는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 간 거리도 100km 이내여서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 게다가 대형 쇼핑 몰이 들어서면 의류패션 산업도 자연스레 발전할 수 있다.

의료산업의 경우 삼성의료원 등 대형 종합병원의 대구 분원같은 것을 유치하는 동시에, 구미의 전자산업과 연결시켜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는 쪽이 가능성 있단다.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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