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린·에코경제' 가속화…탄소시장 2년새 60배 성장

[세계는 저탄소 녹색성장 경쟁중] ①온실가스 감축이 국가경쟁력

세계적인 전자·의료기기 회사인 지멘스는 풍력, 친환경가스터빈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방향을 틀고 있다. GE는 친환경 및 에너지 분야 진출을 목표로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환경+상상력)을 신성장 슬로건으로 확정하고 연구개발에만 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도요타자동차는 2015년을 목표로 '지구기업 비전'을 마련 중이다. 환경전략이 핵심.'탄소경제(Carbon Economy)'로 표현되는 전 세계적인 환경요구에 대응하지 못하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진병용 대은경제연구소 본부장은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교토의정서 발효시한이 2012년으로 다가오면서 각국 간, 기업 간 이를 사업기회로 활용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지식정보혁명'의 물결을 뛰어넘는 그린·에코 이코노미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국의 녹색성장 방안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서는 상징적이긴 하지만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50% 수준으로 감축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EU는 3월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한 20% 자체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은 '저탄소 사회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일본 정부는 '쿨 어스(Cool Earth) 50' 보고서를 낸 데 이어, 올해 후쿠다 전 총리가 '저탄소사회 일본을 지향하며' 구상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보다 60~80%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차, 태양광 발전 등 환경·에너지 분야의 21개 핵심기술 개발 추진 일정도 내놓았다. 태양광 발전을 2020년까지 현재의 10배, 2030년까지 30배로 늘린다는 내용도 담았다.

미국은 2025년까지 석유수입의 75%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꾼다는 '대체에너지구상'을 통해 R&D 투자금액에 대해 세금공제를 해주고 있다. 브라질은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원료로 만드는 바이오에탄올 분야에서 2010년까지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EU 주요국들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수립·추진 중에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의 급성장

최근 들어 '탄소시장(Carbon Market)' '탄소경제'와 같은 용어들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탄소(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총칭) 시장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 또는 이와 관련된 사업을 말한다.

온실가스 절감 노력을 통해 할당된 목표를 초과 달성한 기업은 초과 달성분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얻게 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부족분만큼의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한 것이다.

온실가스 규제가 다양한 신규 사업기회를 창출하면서 탄소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의하면 2004년 5억달러였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2005년 110억달러, 2006년 300억달러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청정개발체제(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사업.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와 함께 시작된 CDM사업은 지난 8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762건이 UN에 등록됐다. 이를 통해 현재 연간 1억6천만t(이산화탄소 환산)의 크레딧(CDM사업으로부터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한 상태. 1년 전에 비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CDM사업은 프로젝트의 디자인으로부터 정부 승인, 등록, 자금조달, 검증 및 인증, 크레딧 발생 및 거래의 과정을 거치는데 각 과정에서 다양한 파생사업을 창출하고 있다.

◆산업의 구조변화 가속

온실가스 규제 및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의 확대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게 된다. 에너지 관리, 재생가능 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부문이 세계 환경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현재 3% 미만으로, 시장규모는 14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고유가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바이오연료 등 재생가능 에너지는 2004년 이후 연 평균 20∼40%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풍력협회(Global Wind Energy Council)는 풍력발전설비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해 2006년 시장규모가 전년 대비 25% 성장한 230억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누적발전 용량은 74GW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2006년 이후에도 연평균 약 20%의 성장을 통해 2010년 누적발전 용량이 2006년의 2배 이상인 150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발전도 상황은 유사하다. 조사기관별로 편차가 큰 편이지만 2010년 태양광발전 규모는 2005년에 비해 3∼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2010년 태양광발전 시장규모가 3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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