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증시 '선방'…바닥 확인이냐, 맷집 강해졌나

뉴욕증시를 비롯해 해외증시 움직임에 무조건 따라갔던 우리 증시의 방향성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뉴욕 다우지수 10,000선이 붕괴된 7일엔 우리 증시도 대폭락이 일어날 것이란 예상이 있었으나 코스피지수는 플러스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수세 덕분이었지만 투매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에 증시 전문가들은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시장이 예상외로 '강하다'는 증거란 해석도 있다.

미국 다우지수 10,000선이 붕괴하는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4%가량 급락하고 유럽 주요 증시가 7~9% 폭락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7일 코스피지수는 7.35포인트(0.54%) 상승한 1,366.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개장 전까지만 해도 투매현상이 일어나며 1,300선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지만 17.83포인트(1.31%) 하락 출발한 뒤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은 가운데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오후엔 상승세로 반전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마지막 주 5거래일에도 미국 증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9월 마지막 주 첫 거래일인 22일엔 미국 증시 폭등 소식이 전해졌지만 0.31% 오르는 데 그쳤으며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미국 증시의 폭락 소식에도 각각 1.44%, 0.99%, 0.38% 올랐다. 26일에는 미국 증시가 급등했음에도 1.68% 떨어졌다.

이는 미국 증시가 연속 폭락한 뒤 반등할 때가 됐다는 기대감이 퍼진데다 정부의 증시 안정대책, 미국 등 선진국의 동반 금리 인하 예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 류창곤 대구지점장은 "힘든 시장 상황이 나올 때면 언제든지 혼란을 진정시키는 대책이 나왔다. 이런 영향을 받아 7일 시장에 긍정적인 상황이 나타났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공포가 지배할 때는 바로 바닥이었다. 환율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뒤바꿔 얘기하면 외국인들이 적은 달러로 더 많은 양의 원화를 바꿔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김용순 지점장은 "미국 현물시장은 좋지 않았지만 선물시장은 좋았다. 때문에 7일 우리 코스피지수가 올랐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증시 안정대책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7일 시장 상황을 볼 때 혼란을 진정시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달러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 불안을 가져오고 있지만 반대로 수출기업들에는 이득으로 작용하는 부분이어서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지수 지지의 버팀목이 됐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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