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론 vs 어항론'
7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지역균형발전 방법론을 놓고 한나라당 김성조(경북 구미갑) 의원과 원세훈 행안부 장관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날 설전의 발단은 원 장관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에 고기를 나눠주지 말고, 낚싯대를 나눠줘야 한다"고 말한 것이었다.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2008년 기준으로 전국 시·군·구별 주민등록 65세 인구비율 상위 30개 지역이 지방에 집중되어 있고, 이 지역에서는 노인1명을 부양하는 생산가능 인구는 평균 2.1명"이라며 "20년 후에나 나타나는 초고령현상이 상위 30개 지역에 벌써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규제완화가 가속될 경우 지방은 고령화에 대한 대책 마련의 시간이 부족해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통계청은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7%이상)에 진입했고, 2018년에는 '고령사회'(14%이상)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한다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원 장관의 인터뷰 발언을 상기시킨 뒤 "지방에 줄 낚싯대는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지방을 발전시킬수 있다"면서도 지방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에 재원을 직접 지원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발전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말했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낚싯대로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발언이 지방의 실정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상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냈다. 그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주장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옹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낚싯대도 낚시터에 고기가 있어야 소용이 있지 않느냐는 논리로 반박했다. 그는 "옛날에도 지방의 낚시터도 고기가 잘 잡혔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수도권의 낚시터가 고기가 잘 잡히는 환경으로 변한 것"이라면서 '어항론'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방의 낚시터에도 수초도 심고, 수질관리도 하고, 환경도 정비하고, 진입로도 만들어서 주변환경을 개선해 물고기가 많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좋은 낚시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잘 관리된 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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