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 들면 뭐합니까. 기름값과 비료·농약·사료값 등은 다락같이 올랐는데, 정부의 공공비축미 수매가 등은 되레 떨어지는 판국에..."
쌀농사가 통일벼 재배 이후 최대 풍작를 이룰 것이라는 반가운 소리의 이면에 농촌 들녘에서는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가득하다. 15일 경북의 손꼽히는 곡창 중 하나인 의성 안계평야. 본격적인 추수철이 시작되면서 콤바인의 굉음과 함께 누렇게 익은 벼가 쉴새없이 포대에 쏟아졌다.
들녘에서 만난 쌀전업농 김형렬(25·의성군 구천면 미천2리)씨는 "2.5ha를 추수한 결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15% 정도 늘어날 것 같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쌀값이 형편없는데...속된 말로 '빛좋은 개살구'나 다름없어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계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수매장에서 만난 최영호(50·의성군 안계면 안정리)씨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그는 "올해 수매가가 작년 수준으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며 "최소한 5만4천원은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안계평야에서는 올 가을 정부의 공공비축미 수매에 참여할 농민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례없는 대풍 속에서도 농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것은 올 초부터 하루가 다르게 치솟은 유가에다 비료·농약·사료값 폭등이 농민들 가슴을 옥죄고 있는데 따른 것. 이달들어 한국농업경영인 경북도 연합회가 도내 농협 RPC을 돌며 쌀 값 수매가 인상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농 경북도 연합회는 연일 집회를 열며 2008년산 벼에 대한 수매가(조곡 40kg 기준)를 6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산 정부의 공공비축미 수매가는 1등 포대벼 기준 4만8천450원이다. 한편 의성 안계농협(조합장 윤태성)의 2008년산 벼 수매가는 이달 초에 5만7천원에서, 지난주에는 5만6천원, 이번주부터는 5만4천원으로 결정해 현재 수매가 한창이다.
안계농협의 이같은 수매가는 경북에서는 최고 수준. 안계농협 윤태성 조합장은 "올들어 유가와 비료값 등 영농비가 큰 폭으로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농민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수매가를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이 가격이 곧 산지 쌀값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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