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다대포구에서/정혜숙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새들이 빈 하늘에 편지를 쓰고 있다

상강, 찬 하늘에 젖은 날개로 쓴

절절한 돋을새김의 글

혹시 본 적 있는지

길 없는 길을 찾아 허공을 가르며

어두운 천공에 새기는 뜨거운 육필 원고

내게는 허방이구나

못 읽겠다, 그 마음

세상의 슬픔은 죄다 어둠 속에 잦아들고

모서리 진 마음도 둥글게 허물어지는 시간

하늘 끝

어둠별 홀로

안부를 묻고 있다

오늘이 상강입니다. 입추가 엊그제 같은데 그새 백로·한로가 지났군요. 이제 질 것은 지고 익을 것은 또 제대로들 익어가곤 할 테지요. 이즈음 곁을 줄 꽃은 오직 국화뿐. 굳이 오상고절이 아니더라도, 저 창가에 어리는 수묵의 그늘을 어이 견디랍니까.

24절후를 나타내는 말은 제가끔 한 편씩의 시를 물고 있다는 생각인데요. 상강에는 역시 찬 하늘의 돋을새김이 제격입니다. 새들이 젖은 날개로 쓴 글. 그러니까 그 글은 천공에 새긴 '육필 원고'인 셈이지요. 세상의 슬픔으로는 못 읽고, 자칫 허방을 치기 십상인 글.

뒤미처 입동·소설로 치닫겠지요. 1년을 하루로 치면 남은 계절은 밤입니다. 밤의 어둠 속에선 웬만큼 모가 난 마음도 둥글어지는 법. 서녘에 홀로 뜬 '어둠별'이 새벽이면 동쪽 하늘로 가 '샛별'이 됩니다.

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17억 7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민 대출을 막으면서...
코스피가 21일 급등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정지 조치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이날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5.17% 상승한 1,0...
광주지방검찰청과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21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하며, 경찰 내부에서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지휘와 부...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