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복이야기]기계수와 손수

한복 디자인의 또 다른 표현으로 기계자수와 손자수가 있다.

기계수에도 미싱자수와 컴퓨터자수가 있고, 손자수는 크게 중국수와 한국수로 나뉜다.

컴퓨터자수는 컴퓨터전용 캐드프로그램에 디자인을 입력하면 자동인식하여 실의 색을 바꿔가며 정해진 좌표대로 바느질돼 자수를 만들어 내며, 주로 대량생산에 사용된다.

미싱자수는 고정된 바늘에 원단을 손으로 움직여 색실을 이용, 모양을 표현한다. 색상이 바뀔 때마다 실을 바꿔줘야하는 불편함이 있어 소량생산에 적합하지만 숙련기간이 필요하다. 직접 하나하나 도안하고, 실색상을 바꿔가며 수를 놓고 뒷처리 과정까지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섬세한 작업이다.

미싱자수는 한동안 손수에 밀려 외면당했지만 원하는 색상의 원단에 독특한 디자인을 표현하기에는 더 없이 좋다. 손수보다 디자이너의 개성과 작품성을 나타내는데 적합하지만 기술자와 디자인에 대한 충분한 토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서양자수기법인 아플리케수도 미싱자수의 한 기법으로 쓰이고, 퀼트기법을 이용한 손자수도 한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복의 손자수는 동양자수를 말하며 한복에는 한국수와 중국수가 주로 사용된다. 동양자수는 견사(絹絲)로 푼사·반푼사·꼰사·깔깔사·금은사 등을 사용하고 문양은 동양화적인 사실표현을 위주로 가는 바늘을 사용해 섬세·화려하며 우아한 느낌을 나타낸다. 또한 먼지떨기·김쐬기·풀칠하기·말리기 등의 뒷처리기법이 까다롭고 물세탁이 불가능하다.

한국수와 중국수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수는 꼰사(명주실을 꼬아 만든 실)를 이용해 사실성과 실용성을 나타내며 입체감과 색상표현이 뛰어나고 그 기법이 중국수보다 월등히 많다.

중국수는 푼사를 이용해 그림과 똑같은 감상용자수를 주로 놓으며 현재 한복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한복시장 침체의 틈을 타 수화가 유행했고 중국의 값싼 인력을 이용한 손자수가 수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들어서는 중국의 인건비가 점차 오르면서 베트남에서 손수가 유입되고 있다.

물론 한국의 기술자들이 건너가서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라인을 가동해 들여오는 것들이다. 하지만 대량생산으로 디자인이 획일화하고 수의 품질이 점차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나마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북한손수는 고급스럽고 한국수의 매력이 살아있다.

아무튼 한복계의 침체와 더불어 한국수가 점차 사라져가고 병풍이나 실용품 등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수의 계승자들이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한국수의 명맥 유지도 힘들고 중국수가 한국수를 대신해 우리 수의 설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계수든 손수든 우리 것은 우리 손으로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디자이너들에겐 큰 힘이며 기술력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겠지만 침선이든 손수든 기술력을 지키고 키워나갈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010-2501-2020. 손미영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