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천 선도 지키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졌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선방했는데 그동안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의 매도세. 하지만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다만 이들의 물량을 받아낼 기관이 지쳐버린 것이 문제다. 조만간 끝날 것으로 기대했던 외국인의 매도세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용위기가 한국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르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포가 확산되면서 주식의 본질가치보다는 심리가 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특히 국가부도 리스크를 나타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도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내부 위험에 비해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오히려 외국인들은 이머징시장 중에서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에서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고 펀드환매에 대한 우려 때문에 기관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수급이 꼬이고 있다.
국내 정책당국은 끊임없이 외부 위기의 전염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내의 내부 리스크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특히 최근 낙폭을 초래한 주요 원인은 은행 자금난으로 대변되는 유동성 부족 문제이다. 큰 그림으로 보면 유동성 문제가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최근 자본수지와 무역수지가 악화되면서 기술적으로 외환수급이 꼬인 측면이 있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정책이 엇박자를 보이고 시장 신뢰를 잃는 과정에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에 정책적 해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고채 금리는 계속 떨어지는데 회사채와 은행채 스프레드는 급등하는 등 한국 내부 신용경색이 외부보다 더 심한 상황이라는 것. 최근 은행 자금난이 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증시 급락 기저에는 부동산 위기에 대한 불안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터졌는데 한국은 아직 터지지 않았다는 데서 대기 매수세도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정점을 지나 사태 수습국면에 돌입한 반면 한국 주가는 상상을 초월한 수준으로 빠졌는데 기술적 반등조차 나오지 않았다.
미국은 리보금리가 떨어지고 Ted-Spread가 좁아지는 등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장은 모든 국면에서 현재는 앞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향후 전망을 논하기보다는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적 대응과 투자자들의 심리적 안정 등을 먼저 확인하고, 이것이 선결된 후에 주식시장에 참가하는 것도 늦지 않을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대구서지점 김경봉
▨ 시황전망
▷이승수 HI투자증권 대구 상인지점장
그 어떤 것보다 투자심리가 시장을 좌우하는 장세이므로 가격의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안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
경기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단기 낙폭이 큰 상태여서 추가 하락시 저점매수로 대응해 봐야 한다. 관심은 경기방어주.
▷서상택 현대증권 대구동지점장
전방위적인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에 대한 신뢰의 부재로 지수는 지지선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투자심리의 안정이 최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임. 외부변수로는 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 여부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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