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등학교 중간고사가 있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 걱정부터 앞섰다. 시험 준비를 위해선 문제집 몇 권은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풀이를 한다고 해서 모두 100점을 맞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문제 푸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는 엄마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곧 아이가 받은 시험 점수는 아이의 성적표라기보다 '아이를 얼마나 공부시켰나'하는 엄마들의 성적표인 것 같다.
요즘 아파트 사는 아이 대부분은 한 학교에 다니다 보니 '누구누구'라며 거의 모르는 친구들이 없고 그러면 결국 다른 아이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공부를 조금 더 시켰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아이 스스로 공부하는 요령이 생기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으며 더 나아가 자신의 재능이나 장래희망, 인생 목표 등을 찾을 때까지 부모가 아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다. 아이를 이끄는 방법에서 부모마다 자신의 방식이 있고 아이들 또한 잘 따라오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다.
지난달 아주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한편을 보았다. 아이를 이끄는 방법에서 대조적 차이를 보여주는 '알파맘'과 '베타맘'에 대한 내용이었다. 알파맘은 인터넷을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고 공유하며 기업 경영적 요소까지 가미해 효율성을 추구하는 엄마들이고 베타맘은 자녀에게 자유를 주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엄마들이다.
알파맘은 누가 보더라도 정말 적극적인 성향인데 반해 베타맘은 자녀를 기다려주면서 정말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필자도 어느 유형에 가깝고 어느 유형을 지향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필자는 아이에게 그들만큼 적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여유롭지도 않은 성향, 다시 말해 이쪽에 휩쓸렸다 저쪽에도 휩쓸리는 그저 평범한 엄마였다.
대부분의 엄마는 두 유형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아이를 이끌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알파맘을 닮고 싶어하고 아이도 잘 따라와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이 있을까. 반면 사소한 점심 메뉴에서부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아이의 선택에도 여유로울 수 있는 베타맘을 닮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두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다. 엄마 스스로 자녀교육에 일관된 목표와 소신이 있다는 것이다. 알파맘이든, 베타맘이든 자녀에 대해 소신 있게, 또 한결같을 때 성공이 따라온다. 이런 성공은 꼭 명문대를 나오고 남들이 인정해주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서 아이의 특성과 개성에 맞게 도와주는 소신 있는 엄마가 되었으면 한다.
천연정(동변초교 1학년 정민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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