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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제안한 '공공 디자인' 구청이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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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골목과 중구청이 주민 제안에 따라 디자인한 골목.
▲ 현재 골목과 중구청이 주민 제안에 따라 디자인한 골목.

"우리 동네 골목길,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주민들이 직접 그린 골목길 디자인을 구청에서 채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관 주도로 진행된 도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 '주민 참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주민 제안의 대상이 된 장소는 대구 중구 중앙네거리에서 대구역 방향에 있는 폭 2, 3m에 길이 200m의 인적 드문 골목으로 식당, 옷가게 등 3개 가게만이 영업 중이다. 주민과 상인들은 인근 골목과 소방도로 주변이 이미 '보세의류나 빈티지(색이 바랬거나 구겨진 중고 의상) 골목'으로 특화돼 있는데 반면 이곳은 '죽은 골목'이 됐다며 활성화 방안을 놓고 고민해 왔었다. 이에 한 주민이 향수를 자극하면서 중고 제품과 부합할 수 있는 이미지로 '녹슨 철길'을 떠올렸고 골목길에 입힐 것을 착안했다. 이 디자인은 골목 19가구 주민들의 동의까지 받아 지난달 중구청에 제안했다.

'민속 목로주점'이라는 간판으로 빈티지 의류업을 하는 박재현(38)씨는 철로 골목길을 제안하면서 "동성로 북편은 상권이 남편에 비해 크게 죽었고 골목을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골목길을 확 바꿔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게 만들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주민이 직접 제안한 골목 디자인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구청은 이미 대중교통전용지구(반월당~대구역·1.05㎞)와 동성로공공디자인개선사업 구간(대우빌딩~중앙치안센터·930m) 사이의 골목길 11곳을 어떻게 걷기 좋은 길로 바꿀 것인지 구상 중이었다. 중구청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더해 골목의 건물 외벽을 공공미술로 입혀 '이야기가 있는 골목'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좁고 긴 철로 골목길 바닥에 특색있는 '바닥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고객이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 15일 중앙로와 동성로 사이 연결도로 11곳의 포장계획안을 대구시에 제출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전국 각 도시가 공공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직접 '이렇게 바꿔달라'며 독특하고 신선한 의견을 제안한 것은 처음"이라며 "주민과 함께 하는 공공디자인이 현실화되면 앞으로 주민 주도의 도심 재창조도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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