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커피의 비밀]커피, 평온감 줘

커피를 마시면 커피에서 느껴지는 그 향과 맛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안정된 상태에서 코를 커피에 가까이하여 처음으로 느껴지는 커피의 향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금방 내린 커피는 아직 입으로 마시기에는 뜨거운 온도이므로 마시기에 적당한 온도가 될 때까지 향을 충분히 맡으며 감상해본다.

커피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첫번째 초점은 커피의 첫 맛을 알아내는 것이다. 첫맛을 알아낸다는 것은 정확하게 맛을 감지하는 것을 말한다.

적당한 온도가 됐을 때 천천히 적당량의 커피를 입에 넣은 후 혀의 미각세포가 충분히 맛을 감지할 수 있도록 머금고 있다 천천히 삼킨다. 삼킬 때는 목에 느껴지는 촉감에 주목하며 배아래까지 내려간다는 것을 생각한다. 삼킨 후에는 남아있는 뒷맛에 주목하여 뒷맛이 사라지고 변화해가는 것을 음미한다. 뒷맛이 모두 사라졌을 때 두번째 모금을 마신다.

이렇게 한 모금 마실 때마다 향과 맛에 최대한 집중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향과 맛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두번째 초점은 커피 맛의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다. 처음에는 많이 느껴졌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맛도 있을 것이고 그 반대로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았으나 점차 많이 느껴지는 맛도 있을 것이다. 집중하지 않으면 분별해 낼 수 없는 미세한 향, 미세한 맛까지도 분별해야 한다. 혀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맛이 느껴지며 입에 닿는 온도의 변화까지도 감지해 내야 한다. 이렇게 커피를 마시면서 집중하다 보면 배아래까지 전해지는 느낌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잘 되지 않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커피 맛은 단지 몇개가 아니고 무수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우리가 마시는 커피의 맛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하기 때문에 그 변화의 과정을 얼마나 잘 분별해 내느냐가 커피맛을 알아가는 과정의 초점이다. 커피 맛의 변화추이를 집중해서 잘 관찰하다 보면 마음과 커피 맛이 하나가 돼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 이렇게 될 경우 마음은 과거나 미래로 흐르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정지되며, 평화 상태에 이른다.

그러나 일상 생활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다보면 커피를 마시면서도 다양한 커피맛의 변화를 잘 모르고 지나쳐 버리게 된다. 커피 맛은 모르면 휩쓸려 살아가게 되고, 휩쓸려 살아가다 보면 모르고 지나쳐 버리게 된다.

김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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