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가 2009년 공연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을 예정이다. 정부의 문화 복지 서비스는 대폭 느는 대신 민간 기획사 제작 공연과 기초예술 공연은 줄어들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9일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사랑티켓' 확대 실시와 '미판매 공연티켓 통합 할인제' 도입을 발표했다. 민간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대형 뮤지컬과 연극 시장은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작품별로 관객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또 기초예술공연을 중심으로 한 국·공립 극장에선 얼어붙은 공연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티켓 요금 하향 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요금을 낮춰 관객 동원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공연시장을 전망해본다.
◆정부, 문화 복지 서비스 확대
정부는 문화소외계층에게 지원했던 '사랑티켓' 사업을 확대 실시키로 했다. 복권기금으로 운영되는 '사랑티켓'은 시, 군 지역의 일반인과 청소년에게 티켓 가격에 상관없이 3천원에서 5천원에 공연을 관람토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5천만 원을 예상했지만 최근 정부의 문화복지서비스 확대 정책으로 예산이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9일 전국 60만 명에게 사랑티켓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올 3월부터 '미판매 공연티켓 통합 할인제'가 실시된다. 미판매 공연티켓 통합 할인제는 초·중·고등학생과 교사가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토록 배려하는 사업으로, 공연 전 미판매 예상 수량을 미리 수집해 온라인을 통해 기존 회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티켓 가격은 정상가의 30%안팎이다. 현재 정부는 예술의 전당과 국립극장, 성남아트센터 등 국·공립극장과 협의 중에 있다. 하지만 일부 기획사와 프로덕션에선 공석을 미리 예상해 빼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제도 시행 전 진통이 예상된다.
◆국·공립 대형 공연장, 티켓요금 하향 조정
대구의 대형 공연장은 티켓 요금 하향 조정을 통해 공연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오페라 가격 상한선을 무너뜨렸다. 7만 원대의 VIP티켓 요금이 5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정승재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팀장은 "경기가 어렵다고 기초예술관련 공연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결국 티켓 요금을 인하하게 됐다"고 전했다. 오페라하우스는 내년 기획공연 예산으로 올해와 같은 11억 원을 책정했다.
대구학생문화센터는 뮤지컬 등 대형 공연 티켓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학생문화센터는 내년 뮤지컬 라디오스타와 클래식 디토 등 대형 공연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단가가 높은 대형 공연일지라도 4만 원대로 티켓 요금을 묶어두기로 했다.
티켓요금 조정 외에도 기획공연 내실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찾아가는 공연 활성화로 기초예술진흥과 공연시장 활성화를 도모키로 했다. 시립예술단 개별로 이뤄지던 찾아가는 공연을 단체 간 합동공연으로 추진, 문화복지서비스를 확대키로 했다. 올 4월부터 시작한 시립예술단 합동 공연은 12월말 현재 20차례를 넘겼다. 내년엔 합동 공연 외에 시립단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 학교나 관공서 등에서 예술관련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권순동 시립예술단 사업본부 사업팀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발해 잠재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 뮤지컬·연극 시장, 양극화·내실 다지는 해
올해도 서울을 중심으로 대형 뮤지컬이 쏟아질 전망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로미오와 줄리엣' '빌리 엘리어트' 등 영국과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는 작품들의 국내공연이 올해 후반과 내년까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히 뮤지컬 '맘마미아'는 대구 계명아트센터 인기를 발판으로 서울 국립극장에서 8월 공연될 예정이다.
배성혁 예술기획 성우대표는 "작년까지만해도 국내 소극장 뮤지컬은 그런대로 성공한 편이다. 그러나 경기 불안감 때문에 올해는 인기뮤지컬, 대형뮤지컬 중심으로 쏠림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뮤지컬 관계자들은 경기불안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관람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 2,3년처럼 급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올해 대구에서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지킬 앤 하이드' '캣츠(한국버전)' 등이 공연될 예정이다.
이상원 뉴컴퍼니 대표도 "대구 뿐만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도 공연경기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잘 알려진 작품 중심으로 공연이 많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는 공연시장에서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상원 대표는 서울과 달리 대구에서는 소규모 극단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았다. 경제위기 속에서 관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작품의 내실을 다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었다.
조두진·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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