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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돈이 민간으로 흐르는 속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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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예산 조기집행 실태 감사에 나섰다.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재정의 조기집행에 나서고 있지만 돈이 시급히 필요한 기업과 민간에 신속하게 전달되지 않는 동맥경화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전체 재정의 60%를 집행한다는 목표 아래 1월 말까지 12.9%(33조2천억 원)를 집행, 목표치 9.7%(25조1천억 원)를 초과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기업과 민간이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국고에서는 빠져나간 돈이 일선 행정기관의 금고에 고여 있음을 뜻한다. 이렇게 해서는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빨리 푼다 해도 내수경기 부양 효과는 느릴 수밖에 없다. '선제대응'과 '속도전'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감사원이 재정조기집행센터까지 설립해 다음달까지 두 차례에 걸쳐 200여 명의 대규모 감사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잘못을 지적하는 기존의 감사 방식에서 돈을 신속히 쓰도록 지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돈을 쓰도록 독려만 할 경우 수치로 나타난 실적만 내세우는 눈속임이 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을 조기집행하라니까 한 해 동안 쓸 복사용지나 필기구 등 사무용품을 무더기 구매한 것으로 드러난 사례는 대표적이다. 이것이 민간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것은 맞지만 재정 조기집행의 본래 취지가 아님은 분명하다. 감사원도 이 같은 사례를 포함, 재정 조기집행을 빙자한 예산낭비도 함께 점검한다고 하니 이번 감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과거에도 경기를 이끌기 위해 재정을 조기집행한 적이 있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 바로 실적주의에 매몰돼 돈이 정부 금고에서 민간에 전달되는 '속도'에는 무관심했던 탓이다. 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 않는 길은 최악의 경기침체에 대한 공공기관의 상황 인식을 다잡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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