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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함창읍 덕통2리 함성호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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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째 이장직 "주민 봉사는 나의 천직"

"1년만 하고 그만둔다는 것이 벌써 강산이 4번이나 바뀌었네요."

상주시 함창읍 덕통2리 함성호(67) 이장. 젊은 시절 마을 어르신들이 권해서 시작한 이장직을 42년째 수행해 오고 있다.

함씨가 처음 이장직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67년 1월. 성실한 성품으로 주민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와 마을 어른들의 권장을 뿌리치지 못했다. 27세의 청년이 함창읍 덕통2리 마을 34가구 270여명의 대표가 됐던 것. 당시 분위기는 대부분 50대 이상의 나이 드신 분들이 마을 이장직을 수행하던 시절. 청년 이장은 상주시에서 가장 젊은 이장이었다. 그러나 이젠 마을의 중견(?) 어르신이 됐다.

함 이장은 "40년 세월 동안 마을을 돌봐오면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다"고 회상한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었던 때로 기억한다. 72년부터 전국에 불어닥치기 시작한 새마을운동으로 초가집 개량, 담장 보수, 마을 진입로와 안길 정비 등 밤낮없이 동분서주했다고 한다.

"당시 이장이란 직위 때문에 남보다 앞장서야 했다. 주민들을 독려해 함께 힘을 합쳐 마을의 주거환경을 깨끗하게 정비해 놓고 보니, 우리도 좋은 환경 속에서 잘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슴엔 남다르게 느낀 경험의 잔상들이 오롯이 보존돼 있다.

'75년 극심한 한해가 닥쳐와 논밭이 타들어 갈 때 긴급 한해 대책의 일환으로 양수장을 지어서 19만㎡(6만평)의 천수답을 수리답으로 바꾸어 놓았을 때, 태풍 때마다 물이 범람하던 마을 앞 소하천을 86년에 정비작업을 했던 일, 2001년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회관을 건립, 노인들의 보금자리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일….' 그 중에서도 "전기 없이 호롱불을 사용하던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을 때 가장 기뻤다"고 했다.

함 이장은 "처음 이장을 시작할 때는 34가구에 270여명이 살면서 정감이 넘치던 마을이었으나 지금은 27가구에 달랑 55명의 노인들만 남았다"고 마을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주민들의 노령화로 이젠 이장직을 그만둘 수도 없게 됐단다. 아직도 마을에서 젊은이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젊은부부가 이사오기 전까지는 이장직을 물려줄 수 없게 된 형편인데… 아마도 평생 마을에 봉사하라는 하늘의 명령인 모양이지…."그에겐 이장이 천직이 되고 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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