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불어 사는 세상] 등산아카데미

▲ 대구 등산아카데미 회원들이 산을 찾아 자연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등산아카데미 제공
▲ 대구 등산아카데미 회원들이 산을 찾아 자연보호활동을 하고 있다. 등산아카데미 제공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80%가 1년에 한 번 이상 산을 찾는다. 약 1천500만명은 매달 정기적으로 산행에 나선다. 등산이 국민 레저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이다. 하지만 등산 인구가 폭증하면서 여러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버려지는 쓰레기, 함부로 만들어지는 등산로로 인해 산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등산객들이 등산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갖지 않은 채 산행을 하다 부상을 당하는 것은 물론 목숨을 잃는 일도 있다.

◆ '산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

1997년에 문을 연 등산아카데미(www.dgaa.or.kr). 등산 인구의 양적 팽창에 걸맞도록 올바른 등산 문화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는 단체다. 등산아카데미가 출범한 것은 운경의료재단 곽병원의 뒷받침이 절대적인 힘이 됐다. 재단이 추구하는 건강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재단 산하에 등산아카데미를 설립, 지금까지 12년 동안 대구 시민들의 등산교육에 이바지해 오고 있는 것. 곽병원에서는 병원 내 문화공간과 팔공산 수태골 입구에 있는 연수원을 각각 이론 교육장과 실기 교육장으로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운영비도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운경재단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등산아카데미 원정대 등정 사진을 올려놓을 정도로 등산아카데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등산아카데미의 교훈은 '산과 더불어, 사람과 더불어'다. 이 교훈처럼 등산아카데미는 모든 교육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산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최병진 등산아카데미 학장은 "현대인들이 산을 찾는 궁극적 이유는 산이 아닌, 바로 사람을 향하고 있다"며 "따라서 철저한 자연보호 정신은 등산아카데미 졸업생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다른 등산학교들과 달리 등산아카데미가 갖고 있는 특징 가운데 하나가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1천여 졸업생을 통틀어 여성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등산동호인이 크게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등산아카데미 교육 내용이 여성적이고 문화 지향적이기 때문이란 게 최 학장의 얘기다. 등산아카데미 교육은 산노래 강습, 보행의 기술, 자연보호, 산사진, 야생화 탐사, 한국의 산하 등 산악문화 분야에 상당한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령층은 앞만 보고 달리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도시의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자연과 산을 많이 찾는 세대다. 이 연령층은 운경의료재단 곽병원에서 가장 많은 관심이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 곽병원은 1995년에 운경건강대학, 1997년에 등산아카데미, 1999년 어르신 마을, 2001년 대구 시니어클럽, 2002년 대구광역시 치매 및 노인전문병원 등을 잇달아 열어 시니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졸업생 1천100여명, 동창회 활동도 활발

등산아카데미는 3, 5, 8, 10월 등 1년에 4차례 입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교육은 5주 동안 진행하고 있다. 정규반, 암벽반, 학생반 등이 있다. 매주 목, 금요일 저녁 2시간 동안 이론 교육을 하고 주말마다 팔공산 및 곽병원 연수원에서 기초 보행법, 배낭꾸리기, 올바른 장비사용법, 캠핑생활 즐기기, 암벽등반, 릿지등반, 응급처치 등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다른 등산학교에 비해 부드러운 편이지만 등산아카데미 강사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등산아카데미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최진철씨는 2003년 대구·경북 학생산악연맹 로체(8,516m) 원정대에 참여했다. 2007년에는 엄홍길씨와 함께 한국 로체샤르(8,400m) 원정에 참가한 적도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등산아카데미 강사 3명(신운용, 최광득, 최진철)이 모두 중앙아시아 레닌(7,134m)을 등정하기도 했다. 응급처치 및 고소 의학을 강의하는 정제명 경북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1999년 히말라야 칸첸중가(8,586m) 원정대에 팀 닥터로 참여하는 등 이 분야의 전문가다.

한편, 등산아카데미 졸업생들은 등산아카데미총동창회(회장 김교완· http://cafe.daum.net/damt1997)를 만들어 등산아카데미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강한 결속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47기 졸업생을 포함해 회원이 1천100여명에 이른다. 매월 정기산행은 물론 회원의 날, 하계연수 등을 별도로 개최하고 있다. 또 해마다 '산사람'이라는 총동창회 활동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김교완 회장은 "총동창회 내에서 산사진회, 야간산행(달과 별과 산), 야생화 탐사회, 스포츠클라이밍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문의 053)256-3679. 이대현 논설위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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