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공단 강관업체, 美바이어 단가인하 요구 '곤혹'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속셈인지…."

포항철강공단내 강관제조 수출업체들이 바이어의 무리한 요구에 난감해 하고 있다. 14일 강관제조 업체들에 따르면 미국 쪽 바이어들이 자국내 경기악화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납품단가 인하와 납기일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바이어들은 이미 수출계약을 체결했지만 경기가 워낙 어려워 회사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 만큼 단가를 낮춰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 판매 역시 부진한 관계로 제품 납기일을 연장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형편이다.

바이어들은 달러화 환율이 좋아 국내 수출업체들이 이득을 보고 있는 만큼 단가를 낮춰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라는 것이다. 강관업체들은 미국 쪽 경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미 체결된 계약내용이 있는데 이를 어기고 무리한 요구를 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업체들은 앞으로 계속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요구를 묵살했다간 다음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매정하게 거절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철강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실제로 경영의 어려움으로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한번 찔러보고 안되면 말지'라는 억지도 있는 것 같다"면서 "바이어들이 자국 상황을 이용해 국내 수출업체를 압박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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