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2009대구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지영준(28·경찰대)과 윤선숙(37·강원도청)이 출전해 좋은 기록으로 우승한 배경에는 장창수 계명대 마라톤 감독 등 대구 체육계 관계자들의 숨은 사전 노력이 한몫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영준은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 전인 지난달 15일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이번 대회출전은 컨디션 점검 차원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샀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울대회 출전이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고 대구대회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이를 잘 모르던 중계방송 해설자는 레이스 초반 지영준이 페이스 메이커들과 함께 치고 나오자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지영준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레이스는 화제가 됐다.
대구시체육회와 대구 육상관계자들은 지영준과 윤선숙을 이번 대회에 출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설득에 나섰다. 첫 대구국제마라톤대회인 만큼 성공을 위해 국내 선수들의 기록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수들을 물색하기 시작한 것.
이를 위해 국내 마라톤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장창수 계명대 마라톤 감독 겸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강화위원이 나섰다. 장 감독은 지난해 말 대구시체육회 관계자와 협의, 남자부 5위 안에 골인할 수 있는 선수를 출전시켜야 한다고 보고 지영준과 김이용을 후보에 올렸다. 그러나 김이용은 국제 대회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을 고려해 지영준을 데려오기로 했다. 여자부의 경우 관록있는 윤선숙과 이번 대회 국내 여자부 3위에 오른 임경희(수원시청)를 낙점(?)했다. 대구시체육회는 이들에게 완주할 경우 각각 5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장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지영준의 소속팀 경찰대 이원재 감독과 지영준과 오랜 인연이 있던 장만화 강원 상지여고 감독을 설득했다. 장 감독은 두 감독과 상당한 친분이 있었으며 지영준이 충남체고를 졸업한 뒤 대학과 실업팀을 두고 진로를 고민할 때 계명대 진학을 권했던 인연도 작용했다. 장 감독은 "한 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을 눈여겨봤었다"며 "원래부터 골격이 좋고, 힘이 뛰어난데다 특유의 성실함까지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영준의 외부노출을 철저히 차단하면서 보안을 유지했다. 지난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다른 선수를 내보낼 정도였다. 장 감독은 "지영준을 철저히 격리시키고 오직 기록에만 신경쓰도록 했다"며 "레이스 초반 페이스메이커와 달릴 때부터 예감이 좋았고, 철저히 계산된 레이스였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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