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투수진이 뒷걸음이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마냥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공·수가 엇박자를 탄 탓에 삼성 라이온즈는 5위로 처졌다. 선두 SK 와이번스, 7위 롯데 자이언츠와 벌이는 대구 홈 6연전(19~24일)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선발 투수진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주 삼성은 1승5패로 무너졌다. 그런데 패한 5경기 모두 이겼다고 하더라도 수긍이 갈 만한 것들이었다. 먼저 앞서 나가거나 후반 추격전으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기 때문. 롯데전 3연패를 비롯해 5패 모두 3점 차 이내 승부였다. 경기 후반 분위기를 장악하던 삼성의 철벽 불펜에 균열이 간 것도 원인이겠지만 그 이전에 선발 투수진이 제 몫을 못 해준 탓이 컸다.
12, 17일 선발 등판한 윤성환은 각각 5이닝 7피안타 5실점, 2와 1/3이닝 4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가장 믿는 선발이었기에 삼성이 받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배영수가 15일 6과 1/3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분전했을 뿐 안지만(3이닝 6피안타 5실점), 차우찬(5이닝 6피안타 5실점),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와 1/3이닝 4피안타 6실점)까지 흔들렸다.
그나마 숨죽이고 있던 타선이 지난 주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 다행이다. 중견인 신명철과 강봉규가 분전하고 있는 가운데 2군에서 치고 올라온 손주인이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지난 시즌 맹활약한 '젊은 피' 3인방이 부진을 벗어날 기미를 보인 것도 호재. 17일 경기에서 신명철, 강봉규, 박석민, 진갑용이 다쳤지만 큰 부상은 아니라는 소식이다.
일단 SK라는 산을 타다 굴러 떨어지지 않는 것이 우선. SK는 상대의 약점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지기에 더욱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이다. 루넬비스 에르난데스가 곧 가세하지만 이번 3연전은 현재 선발 로테이션대로 치러야 하는 형편이다. 시즌 두 번째 경기(4월11일 KIA 타이거즈전) 도중 발목 부상으로 빠졌던 에르난데스는 이번 주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SK전에서 삼성 예상 선발은 안지만-차우찬-배영수. SK는 고효준-송은범-카도쿠라 겐이 나설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1~3일 맞대결에서 모두 선발 등판했던 이들이다. 삼성 선발들은 당시 각각 5이닝 1실점, 5와 1/3이닝 1실점, 5와 1/3이닝 4실점으로 선전한 적이 있다. SK는 송은범(7이닝 1피안타 무실점)만 잘 던졌을 뿐, 고효준(5와 2/3이닝 5실점), 카도쿠라(3과 2/3이닝 3실점)는 부진했다.
지난 주처럼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내도 선발 투수진이 상대를 막지 못하면 또다시 매번 진땀나는 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 때마다 불펜이 대량으로 동원되면 롯데에 설욕전을 펼치기도 힘들어진다. 선발 투수들의 어깨에 이번 주 향배가 달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9일 선발 투수
삼성 안지만-SK 고효준(대구)
두산 홍상삼-롯데 이상화(잠실)
KIA 곽정철-LG 봉중근(광주)
한화 정민철-히어로즈 마일영(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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