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인간의 가장 진솔한 감정의 표현이다. 이때문에 눈물을 마음의 언어라고도 한다. 30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백(道伯)의 눈물이 며칠째 화제다. 14일 경주에서 열린 '2009 경상북도 새마을여인상 시상식 및 행복한 가정 가꾸기 실천대회'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흘린 눈물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지사는 새마을여인상 대상 수상자인 권분희(65·안동시 녹전면)씨의 파란 많은 삶이 담긴 동영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알코올 중독과 중풍에 시달리던 남편을 보내고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모시면서도 자기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살아온 권씨의 인생 여정이 그를 울렸다.
격려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김 지사는 "김관용 도지사입니다…"라며 겨우 입을 열었지만 끝내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평소 달변가이자 호방한 성품을 지닌 김 지사의 의외의 모습에 사람들도 놀랐다.
김 지사는 "권씨의 고단하고 힘든 삶을 보면서 정부가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도지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되돌아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나왔다"고 했다. 역경을 이겨낸 권씨를 통해 "'경북의 미래는 희망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겼다"고도 했다.
이날 김 지사가 흘린 눈물은 '반성의 눈물'이자 '희망의 눈물'이었던 셈이다. 김 지사가 선출직 단체장이 된 후 이번처럼 연설을 못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마음의 언어'로 표현한 이날의 연설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명연설보다 감동적이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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