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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 거의 탈진…하지만 의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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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들은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상실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족과 가까운 친척 외에는 접근이 철저하게 차단된 사저에 머물고 있는 권양숙 여사는 아예 말을 잊은 듯 하다고 측근들이 25일 전했다. 권 여사는 23일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확인한 뒤 현재까지 식사는 물론 물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등 건강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 25일 새벽 노 전 대통령의 입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저에서 빈소까지 250여m를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며 수척해진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였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여사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다"며 "입관식을 한 후에는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주변 사람들에게 고생한다며 오히려 위로해 마음이 무척 아팠다"고 덧붙였다. 권 여사는 입관식에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다 놓으시고 편히 가시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후 권 여사를 잠깐 면담하고 나온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도 "권 여사의 건강이 상당히 안 좋은 것 같다"고 사저의 고통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5일 브리핑에서 "권 여사가 무척 힘든 상황이지만 꿋꿋이 버텨내고 있다"고 했다.

가끔씩 사저와 빈소를 오가는 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도 눈이 퉁퉁 부은 채 넋나간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주인 건호씨는 분향소 설치, 제례의식 등을 거행하며 비교적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유가족 모두가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심한 충격을 받은데다 자책감도 상당한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장례는 제대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은 충격에 빠진 유족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 지 무척 고민스럽다고 했다.

봉하마을에서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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