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망나눔 캠페인] 중학생 4가족 가장 이윤지양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엄마, 아빠를 위해서 하는 집안 일인데 전혀 힘들지 않아요."

이윤지(가명·입석중 2년·동구 입석동)양은 사실상 집안의 '기둥'이다.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 모두 윤지와 두 살 터울 여동생 현지(가명·입석초 5년)의 몫이다. 방 한 칸과 작은 거실이 달린 월세 10만원 짜리 집에서 네 식구가 옹기종기 살다보니 청소할 만한 것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14살 어린 윤지가 살림을 도맡은 것은 엄마 아빠가 함께 병을 앓으면서부터다.

중소업체에서 일했던 아버지 이모(45)씨는 8년 전 뇌출혈로 쓰러져 오른쪽 신체 마비 증세로 말하는 것조차 어눌하다. 어머니 정모(38)씨 역시 당뇨병으로 어지럼증이 심한데다 합병증으로 무릎까지 아파 아예 꼼짝을 못한다. 더구나 8일 병원 진료를 다녀온 어머니는 뇌 미세혈관이 터졌다는 진단이 나와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7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지만 엄마·아빠 치료비로 들어가는 금액이 워낙 많다. 먹고 싶은 게 많으나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것이 고작이다. 집에 돌아오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끼니를 때운다.

윤지는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성적이 떨어지는 영어와 수학을 좀 더 보충하고 피아노도 배워보고 싶단다. 이제 사춘기로 접어든 현지는 한참 고민 끝에 "MP3플레이어 하나 갖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자매는 한 번도 이런 소원을 입 밖에 내놓은 적이 없다. "말하면 엄마 아빠 마음만 아프잖아요. 어차피 할 수 없는 형편인 거 빤히 아는데요 뭘." 너무 일찍 철 들어버린 두 자매의 어른스러움이 가슴에 아렸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이윤지·현지 양에게 희망을 나눠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해 주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 매일신문 사회1부로 전화 주십시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