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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도 소비자도 "쇠고기 이력추적제 잘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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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단계에만 적용됐던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22일부터 유통·판매단계까지 확대된다. 쇠고기 이력추적제의 전면 확대를 앞두고 5일부터 일부 유통·판매업체들은 시범 시행에 들어갔다.

이 제도 시행으로 어디서든 쇠고기의 도축-가공-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제도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인데다 영세 판매업소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인다=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대형소매점. 축산물 코너에 진열된 한우 소포장에 큼지막하게 '개체 식별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꺼내 '6626'을 누른 뒤 무선인터넷에 접속했다. 개체식별번호 12자리를 입력하자 '한우, 거세우, 2005년 7월 22일 출생, 사육자 ○○○, 사육지 경북 의성, 도축장 ○○엘피씨 1++' 등 소에 대한 정보가 한눈에 펼쳐졌다. 소의 원산지와 사육자, 성별, 나이, 도축장, 고기 등급까지 모든 정보를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단숨에 확인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판매대에 진열된 쇠고기 옆에도 원산지와 부위, 등급, 개체 식별번호가 적힌 표찰이 붙어 있었다.

대형소매점 관계자는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쇠고기 유통의 투명성을 높여 쇠고기 시장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병든 소가 밥상에 오르는 것을 막고, 국내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소비자와 판매점은 모른다=하지만 소비자는 물론 영세 판매업소 중 상당수가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다. 10일 오후 찾은 달서구 한 한우전문점. 판매대에 진열된 쇠고기 옆에는 가격과 부위만 적혀있을 뿐, 개체 식별번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가게 벽에도 축산물 등급표와 쇠고기 이력추적제 안내 책자만 붙어있을 뿐이었다.

업주는 "손님이 개체 식별번호를 물어보면 가르쳐주면 된다고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하는 저울을 이용해 라벨을 출력하거나 소포장에 직접 개체식별번호를 표기해야 한다는 점도 모르고 있었다.

소비자들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이곳을 찾은 주부 김모(47)씨는 "쇠고기 이력추적제라는 말만 들어봤지 어떻게 시행하는 건지 몰랐다"며 "휴대전화로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숫자를 12자리나 찍어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판매업소가 구입한 쇠고기를 전부 팔지 못하고 남는 경우 육질 등급이 같더라도 다른 고기와 섞어 팔기 힘들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섞인 고기 개체의 식별 번호를 표지판에 모두 써야 하기 때문에 공간도 부족한데다 번거롭기 짝이 없다는 게 업자들의 불만이다. 포장처리 업소도 같은 등급의 갈비를 모아서 작업할 수 없고 한 개체의 작업이 끝난 후 다른 개체를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불만이 높다.

대구시 관계자는 "22일부터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본격 시행되더라도 영세업소는 단속보다는 행정지도 위주로 점검할 방침"이라며 "식육 포장업자나 판매업자는 다소 힘이 들겠지만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제도라는 점을 감안해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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