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선 졌다. 하지만 경기 후반까지 삼성 라이온즈가 팽팽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데는 스물여섯 신인 투수 이우선의 힘이 컸다. 삼성은 17일 대구 홈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우선이 초반 위기를 잘 넘긴 뒤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으나 롯데에 0대1로 패했다. 마운드는 잘 견뎌냈지만 타선이 숨을 죽인 탓에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우선과 롯데 선발 송승준은 무게감이 달랐다. 이우선은 대학 졸업 후 불러주는 팀이 없어 상무를 거쳐 올 시즌 신고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군에서 뛰다 선발 투수진 공백 덕분에 1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1군 무대에 깜짝 데뷔, 4와 1/3이닝 동안 2자책점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2007년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21승을 거둔 롯데 선발진의 주축이었다.
이우선은 이날 수차례 위기를 돌파하며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고 갔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이 시속 137㎞에 불과했으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1회초 2사 1, 3루와 3회초 2사 1, 2루의 고비를 무실점으로 극복했고 4회초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김민성, 강민호를 범타로 처리한 뒤 마운드를 권혁에게 넘겼다.
이날 이우선이 남긴 기록은 3과 2/3이닝 4피안타 4볼넷 무실점. 삼성의 허삼영 전력분석원은 "위력적이진 않지만 공끝이 지저분하다. 마지막에 공이 조금씩 휘어 들어가기 때문에 만만해 보여도 생각만큼 치기 쉽지 않다"면서 "직구가 뜻대로 제구되지 않았으나 체인지업이 잘 통했다. 상대가 치려는 타이밍에 변화구를 던진 것도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이우선에 이어 권혁, 정현욱, 오승환을 가동하는 계투 작전으로 롯데에 맞섰다. 0대0 균형이 깨진 것은 8회초. 권혁(3과 1/3이닝 1실점)이 볼넷과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 3루의 대량 실점 위기에 몰렸다. 마운드를 넘겨받은 정현욱은 다행히 이대호와 홍성흔을 내야 땅볼, 카림 가르시아를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1실점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타선이 마운드의 짐을 덜어주지 못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7이닝 2피안타 무실점)에게 막혀 5회까지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얻는 데 그쳤고 이후 찬스도 날려버렸다. 6회말 박한이의 우전 안타와 도루, 강봉규의 볼넷으로 잡은 2사 1,2루의 찬스에서 양준혁이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7회말 1사 2루의 기회도 놓쳤다. 8, 9회말에는 병살타가 나오면서 결국 고배를 마셨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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