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전 극적 동점골…한국, 20년 만에 예선무패

'캡틴' 박지성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박지성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0대1로 뒤지던 후반 36분 천금 같은 동점골을 기록하며 '예선 무패'로 본선에 오르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박지성의 동점골은 한국이 아시아의 축구 맹주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킴과 동시에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이란에는 뼈아픈 상처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8경기 연속 무패(4승4무·승점 16)로 마감했다.

한국과 이란은 초반부터 밀고 밀리는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은 측면 공간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노렸지만 탈락 위기에 몰려 배수진을 친 이란은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한국은 기성용의 프리킥과 박주영의 슈팅 등으로 상대 문전을 위협했지만 골을 얻지는 못했다. 실점 위기도 있었다. 전반 25분과 43분에 이란 공격수 쇼자에이가 잇따라 회심의 슛을 했지만 이운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득점은 후반에 터졌다. 선제골은 이란 몫이었다. 후반 6분, 이란 쇼자에이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자 문전으로 달려들었고 이운재가 펀칭을 했지만 쇼자에이의 몸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반격을 노리던 한국은 후반 21분에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불운이 겹쳤다. 박주영이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 오범석이 오른쪽에서 달려들며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라마티 손에 걸렸다.

하지만 한국에는 '캡틴' 박지성이 있었다. 후반 36분, 박지성이 이근호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날카롭게 상대 문전으로 쇄도한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이란의 골망을 흔들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편, 최종예선이 끝남에 따라 한국은 8월부터 유럽과 남미 등 강팀들과 평가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월드컵 체제로 돌입한다. 일단 8월 파라과이를 국내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치르고 9월에는 호주와의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10월에도 평가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상대는 확정되지 않았다. 11월에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유럽의 강팀들과도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팀은 내년 초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을 겸한 평가전을 치르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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