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에 2012년까지 265.6㎞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그물망처럼 연결해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대구시의 기본계획이 발표되자(본지 17일자 1면 보도) 세부 추진 방안과 실제 생활에 미칠 변화상을 놓고 시민들의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의 생활문화가 자전거와 어우러져 녹색도시로 변모할 것'이라며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대구시 배효식 교통정책과장은 "전체 세부 계획을 세운 뒤 동시에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당장 하반기에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기 가까운 곳부터 시설 공사에 들어가고 홍보 이벤트 등을 열 테니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보태 달라"고 당부했다.
◆전용도로 건설 방안
일반적으로 자전거도로는 크게 차로와 완전 분리된 전용도로와 차로 겸용의 자전거 차로, 자전거 우선가로로 나눠진다. 대구시는 자전거 이용 문화가 정착되기 전에는 안전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전용도로 중심의 자전거도로 정책을 세웠다. 자전거 차로나 우선가로는 이용 인구가 늘어나는 데 맞춰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전용도로의 경우 차로 수를 줄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방안, 차로 폭을 조금씩 줄여 다소 좁은 공간에 건설하는 방안 가운데 선택해야 한다. 대구시는 지역 여건에 따라 건설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지만, 달구벌대로와 공단·택지지구 등 폭이 넓은 도로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달구벌대로의 경우 도로 양쪽 끝 차선을 없애고 전용도로를 만드는 방안, 중앙분리대를 없애고 만드는 방안, 중앙분리대 옆 1차로를 전용도로로 바꾸는 방안 등 3가지를 놓고 분석 중이다.
대구시 손동민 자전거담당은 "달구벌대로 자전거 전용도로는 23.7㎞나 되기 때문에 도심부와 외곽부, 교차로 등에서 각기 달라질 수 있다"며 "획일적인 형태가 아니라 지역 여건과 자동차 통행 패턴, 자전거 이용자 등을 분석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전거를 생활 가까이
자전거 이용 문화를 확산시키는 첫 번째 대상지로 아파트단지와 학교, 재래시장 등이 예정돼 있다. 집 가까운 곳부터 자전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도시 전체의 네트워크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는 이들 지역에 자전거 보관대와 CCTV, 공기주입기 등을 설치해주고 학교에도 보관대와 임대센터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택지·공단지구는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등에서부터 연결해 지구 내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연결해 승용차가 필요 없도록 하겠다는 것. 혁신도시를 비롯해 연경·금호 등의 택지지구와 성서·달성 등의 공단지구 13곳이 대상이다. 대구시는 지구단위 계획이나 택지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을 할 때 자전거 시설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미 완료된 계획이라도 주 진입로에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어디서든 즐길 수 있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펑크나 고장 등 문제가 생길 경우 손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자전거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 대구시는 당초 시내 한두 곳에 지원센터를 대규모로 만들 계획이었으나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는 소규모로 여러 곳에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아래 후보지와 운영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스타디움, 신천, 금호강 등 자전거 이용 인구가 많은 곳이 우선 대상이다. 지원센터에서는 수리는 물론, 쉼터와 안전교육까지 제공한다.
신천 자전거길과 달구벌대로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나는 수성교에 자전거 정거장을 만드는 사업도 구상 중이다. 수성교 교각 위에 구조물을 설치해 자전거 수리, 용품 판매, 카페 등 복합 공간으로 만들면 대구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집에 자전거가 없어도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할 수 있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하반기 유인 임대사업부터 시작해 내년 성서산업단지와 대구스타디움 무인임대 시범사업을 거쳐 점차 확대한다. 대구시는 국비 지원을 받아 대구역과 동대구역, 서부시외터미널에서 가까운 도심으로 연결되는 전용도로를 만들고 자전거 주차장까지 건설해 자전거를 이용해 전국 어디든 손쉽게 다녀오는 것도 가능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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