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이면계약 의혹 속 '김승연 연봉조정' 강행 빈축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가 김승현과 연봉 협상 갈등을 빚으면서 이면 계약 의혹을 사고 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설명없이 연봉 조정 신청을 강행,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도 이면 계약 의혹이 충분한데도 이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오리온스 구단 입장을 반영한 연봉액을 결정, 안일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8일 KBL 재정위원회는 연봉조정 결정회의를 열고 김승현의 차기 시즌 연봉을 6억원으로 결정했다. 일단은 구단의 요구안에 손을 들어준 셈. 이에 대해 김승현은 사실상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조정 불복에 대해 명문 규정이 없지만 KBL은 일주일 내로 김승현이 연봉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프로스포츠를 참조, 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승현이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했느냐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문제의 핵심은 김승현이 돈을 더 받아야만 하는 이유다. KBL에서는 재정위가 열리기 전 김승현이 별도의 문건을 제출했다고 말해 별도의 문건, 즉 이면 계약서 존재에 무게가 실린다. 김승현의 당초 계약대로의 이행만 바라고 있는 셈. 하지만 정작 오리온스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6월30일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보다 5천만원 오른 6억원을 제시, 7억2천만원을 요구한 김승현과 연봉 협상이 결렬되는 바람에 KBL에 연봉 조정 신청을 했다. 김승현은 구체적인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으나 두 시즌 연속 부진에도 불구하고 구단조차 인상된 연봉을 제시한 것이 의혹을 낳았고 결국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애초에 김승현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구단은 이면 계약서의 존재 여부를 솔직히 털어놓고 일을 진행시켰어야 순리다. 한창 팀을 담금질할 시기에 팀의 핵심 선수와 미리 약속한 뒷돈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이제라도 구단에서 이면 계약서의 존재를 솔직히 밝히는 것이 더 큰 문제를 막는 방법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