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사람들의 진출이 가장 취약한 곳 중의 하나가 바로 금융 분야다. 김장호(51) 금융감독원 총무국장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가장 우려했다.
"대구경북을 두고 먹을거리가 없다느니, 볼거리가 없다느니 걱정을 많이 하는데 다 부수적인 문제예요. 정작 걱정거리는 인물 부재 현상이죠. 다른 것들은 없으면 만들면 되는데 사람은 결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김 국장은 "인재가 빈곤하면 경제적으로 빈곤하고 경제 빈곤은 교육의 질을 저하시켜 또다시 인재를 빈곤하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 인재는 다 대구경북에 있는 줄만 알았는데 서울에서 살펴보니 지방대 출신은 발붙이기도 힘들어져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지역 인물부재 현상에 더 주목
금융기관이 특히 그렇다. 지방대 가운데서도 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을 찾기가 유독 어렵다. 김 국장은 금융권 지역 인사 부재 현상에 대해 고민해 보니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우선 지역 경제가 좋지 않았고 다음으로는 꼼꼼하게 챙겨야 하는 금융 업무가 화통한 지역 정서와 맞지 않다는 것.
"그러나 금융은 결코 얕잡아 볼 분야가 아닙니다. 대구는 분지이고 자원도 없어 금융 산업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대구 출신인 제가 봐도 이 지역은 남에 대한 배려와 겸양이 부족하고, 그렇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김 국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고 타문화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포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랑할 만한 유학생 지원제도 서둘러야
지역의 인재 부재에 대한 그의 지적은 학습관에서 비롯됐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천마장학생으로 영남대에 진학한 그는 당시 고시준비반 숙소인 '의인정사'에서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했단다. '책 속에 길이 있다'가 신조인 김 국장은 어떻게 해서든지 지역의 인재가 되고자 공부에 매진했고, 대학원(고려대 경영학과)까지 진학해 수석 졸업했다.
김 국장은 이후 금감원의 핵심 인사가 됐고, 두 명의 자녀와 고향의 후배들에게도 책 속에서 길을 찾으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역과 출향인들의 도움도 중요하단다. "남도학숙, 전북학숙 등 호남에선 서울에 유학온 학생들에 대한 지원책이 있습니다. 대경학숙이 추진되고 있지만 타 지역보단 많이 늦은데다 아직까지 자랑할 만한 유학생 지원 제도가 없습니다. 저는 대학교 때 웬만한 회사원 봉급이 넘는 10만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역 발전이 안 되고 있다면 인재부터 키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인재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합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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