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대표하는 것을 꼽으라면 주로 두 가지를 얘기한다. '삼바'와 '축구'. 특히 삼바는 남미 특유의 정열과 화려함을 한껏 표출한 브라질의 대표 브랜드다. 무희들이 반나체로 연방 온몸을 흔드는 모습에 보는 이는 아찔하기까지 하다.
삼바 댄서 줄리아나(24'여)는 "삼바는 단순한 춤이 아닌, 브라질의 문화"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대구 우방타워랜드의 여름특집 공연인 '리오 카니발 삼바쇼'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달 대구를 찾았다.
화끈한 동작 때문에 삼바를 볼거리 위주로 인식하지만 삼바는 브라질의 쓰라린 역사를 담고 있다. "과거 브라질이 유럽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의 영향으로 공용어가 포르투갈어이거든요. 당시 포르투갈이 브라질 커피농장을 운영하면서 아프리카로부터 흑인 노예들을 많이 끌고 왔어요. 그 흑인들이 삶의 고됨을 풀기 위해 추던 춤이 삼바의 원조죠. 세월이 지나면서 중남미나 유럽, 아프리카 등의 춤과 섞여 지금의 삼바로 발전한 것이죠."
브라질의 삼바 문화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전 국민의 80% 이상이 삼바를 출 수 있을 정도로 삼바는 일상 그 자체다. 지역마다 삼바 형태도 다르다. "기본적인 줄기는 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요. 어떤 곳은 스텝 위주로 삼바를 추고, 어떤 지역은 화려한 장식이 위주가 되죠. 지역마다 스텝이나 리듬 빠르기도 약간 달라요. 아무래도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리오 삼바가 가장 격렬하면서 음이 흥겹죠." 브라질의 연례 행사인 삼바축제의 경우는 보통 나흘간 펼쳐지는데 마지막날은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삼바를 즐긴다.
그녀는 8년 전부터 자연스레 삼바를 익혔다. 삼바축제기간 동안 가족끼리 즐기면서 동작이나 리듬을 익히거나 파티에 참가해 친구에게 배우게 된 것. 그녀는 "브라질의 대부분 사람은 삼바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에게 어깨너머로 배운다"고 했다. 어느 정도 삼바를 추었던 그녀는 학교 다닐 때 정식으로 교육을 받았다. 발레가 전공이었는데 수업 커리큘럼 중에 삼바가 있었다는 것.
그녀는 6년 전에 전문적인 삼바 댄서에 입문했고 지금까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삼바 문화를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스와 터키, 중국 등 지금까지 10여개 나라를 돌아다녔다. 물론 돈벌이가 목적이지만 여러 나라에 다니면서 그곳의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보람이라는 것.
보통 관광크루즈나 도시의 특별 행사 때 일을 했는데 이번처럼 테마파크에서 일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브라질에서 공개 오디션을 통해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기에서 일하게 되었죠. 이곳에서는 몽골이나 불가리아, 러시아 무용수들과 같이 무대를 오르고 호흡도 맞추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고 흥미진진해요."
줄리아나는 브라질과 한국의 더위도 비교했다. 브라질은 한여름에 40℃를 넘어가지만 습도가 높지 않고 주변에 그늘이 많아 한국보다는 덜 덥게 느껴진다는 것. 그녀는 "특히 대구가 더운 지역으로 유명하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나 덥다"고 웃었다.
그녀는 삼바를 출 때 관객들도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럽 국가에서 공연을 하면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와 같이 춤을 추면서 하나가 되는데 중국이나 한국 같은 동양권에서는 호응이 적어 아쉽다는 것.
마지막으로 브라질 사람들의 몸이 탄력적이고 탱탱한 비결을 물었다. "아무래도 평소 춤을 많이 춰서 그런 것 같아요. 브라질에서는 클럽 문화가 발달해 누구나 어릴 때부터 춤추는 것이 일상화돼 있어요. TV에서도 춤추는 모습이 자주 나오죠. 춤을 추면서 몸에 탄력이 생기고 유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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