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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중 두번은 허탕…그날은 승객 뵐 면목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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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관광선 김명호 선장

고래관광선 김명호(40) 선장은 출항할 때마다 고래를 꼭 볼 것이란 부푼 기대를 안고 장생포항을 떠난다. 그 기대는 이 배에 타고 있는 100여명 승객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고래 볼 확률 20~30%를 쫓아 항해하는 건 항상 부담이 된다. 3번 중 1번은 고래 대신 고래가 다니는 바다만 보고 돌아와야 하기 때문. 승객들을 볼 낯이 없다.

고래관광선이 첫 출항한 7월 4일은 그야말로 초대박이었다. 1천400~2천마리 정도의 참돌고래 떼가 융단을 깔아놓은 듯 푸른바다 위를 유영하며 눈앞에 장관이 펼쳐진 것. 승객들의 탄성이 터지고 관광선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노래가 절로 나왔다. "♪자! 떠나자! 고래바다로♪." 회항하는 길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선장으로서 뿌듯함도 느껴진다.

김 선장은 "고래를 볼 확률이 50%가 되지 않으니 고래를 보지 못해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고 올 때가 많다"며 "각종 첨단 항법장치와 고래탐지 장비 등을 통해 고래를 볼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출항했다 날씨가 나빠지면 회항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날씨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저절로 고개가 떨궈진다"고 털어놨다.

실제 그는 3시간 항해 동안 고래를 볼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항로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울산 북구 정자동 방향에서 남쪽 간절곶 동쪽까지의 구역 안에서 고래가 자주 이동하는 길을 따라 항해를 한다. 하지만 실제 고래 떼를 탐지하고 그 뒤를 따라가지는 못한다. 항해하다 고래 떼가 발견돼야 제대로 된 관광이 가능한 것. 고래 떼가 점핑하며 이동하는 속도는 5~7노트인데, 고래관광선은 13노트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 고래 떼만 나타나면 그에 맞춰 관광할 수 있다.

울산시청에서 어업지도선 업무를 하다 남구청에서 운영하는 고래관광선 선장으로 파견나온 그는 지난 4월 시범운항 때부터 고래관광선 운항을 시작했으며 매주 3~5회 출항하고 있다. 그는 해군 하사관으로 5년간 근무하며 항해사 실무를 배웠으며, 상선 4급 자격증을 획득한 뒤 고래관광선 선장이 됐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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