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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짐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5천여명 분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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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TV시청

'편히 잠드소서….'

23일 오후 2시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앞에는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려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늘어섰다. 분향소 인근에도 굳은 표정으로 휴대전화기 수상기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지는 영상을 보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은 더위가 꺾인다는 처서였지만 30℃를 웃도는 더위도 한 송이 국화꽃을 손에 든 시민들의 발길은 막지 못했다.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앞에서 하나둘 고개를 숙였다. 직장인 이영은(26·여)씨는 "민주주의를 위해 고난의 삶을 참고 견딘 김 전 대통령님이 자랑스럽다. 그분을 영원히 마음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분향소 측은 하루 평균 2천~3천명에 이르던 조문객이 이날 하루에만 5천명 이상 다녀갔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대구역과 동대구역 대합실에는 시민들이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방영되는 TV앞에 모여 있었다. 시민들은 영결식 장면을 보면서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숙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실은 검은색 차량이 화면에 보이자 한쪽 구석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주부 이인숙(35)씨는 "김 전 대통령의 삶은 꼭 평생 자식을 위해 고생만 하시다가 가는 부모님의 삶 같아 슬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결식이 무르익자 대합실은 고인이 현대사에 아로새긴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남북화해와 협력,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노력 등을 회고하는 자리로 변했다. 한 시민은 "한평생 화해와 용서를 실천했던 대통령의 유업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여·야가 장례기간만큼은 서로 다투지 않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니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까지 일생의 신념을 실천하려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대구추모위원회와 민주당 대구시당 당원 등 40여명은 서울 국장식장에 참석한 후 이날 오후 11시30분쯤 분향소에서 제사상을 물리는 철상제 의식을 통해 김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합동분향소는 이날 밤 12시에 공식 철거됐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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