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요즘 정기예금 가입하러 은행 창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숨이 턱 막힙니다. 지난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이자가 올라갔던 고금리 예금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초저금리 예금 상품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반토막 펀드를 경험한 사람들이 대다수라 펀드 쪽으로 발길을 돌리지도 못합니다. 양재학(가명·45)씨도 같은 입장입니다. 중국펀드에서 큰 손실을 본 경험이 있는 양씨는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다시 예금으로 굴리려고 했으나 바닥으로 떨어진 예금이자 때문에 고민이 큽니다.
양씨는 이제 어떤 길로 가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양씨의 앞길을 짚어봤습니다.
A.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필요해
양씨는 지금까지 재테크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저축만 해왔다. 금융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주변의 말만 믿고 투자한 중국펀드에서 약 35%의 손실을 보고 있어 여간 속이 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만기가 된 정기예금에 다시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금리가 너무 낮아 놀랐다. 1년짜리 정기예금이 3.9%라는데, 세금을 제하고 난 후 실질적인 수익률은 3.2%에 불과해 정말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그는 상담을 신청했다.
자산관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좋다는 상품만 쫓아다녀서는 안 되고 재무목표부터 먼저 설정해야 한다.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는 양씨는 이제 더 이상 집에 투자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면 양씨가 고려해야 할 재무목표는 자녀교육자금과 결혼자금, 그리고 노후자금 마련에 있으므로 여기에 맞춰 자산배분을 하면 된다. 그 다음으로는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저금리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에 정기예금에만 의존해서는 돈을 불리기가 어렵다.
현재 양씨의 총 금융자산 대비 투자자산은 20%에 불과해 너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다. 내 집 마련 해결로 단기간에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터라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과 안전자산을 60대 40의 비중으로 배분하기를 권한다.
◆손실난 중국펀드 갈아타야 하나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주식형펀드보다는 해외 주식형펀드의 손실이 더 컸다. 신흥시장이 우리 시장보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양씨의 경우 중국펀드에 '몰빵' 투자하는 우를 범했다. 그래서 손실도 컸다.
그러나 굳이 지금 환매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다행히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을 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는 내년부터 해외펀드 비과세가 폐지되지만 양씨처럼 해외펀드에서 손실이 난 경우 1년간은 투자원금 손실분과 내년에 발생할 수익과 상계가 허용돼 사실상 원금회복시까지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펀드는 기다렸다가 원금을 회복하면 환매를 해서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번에 만기가 된 정기예금 1억5천만원과 정기적금 1천만원은 정기예금과 채권형펀드, 그리고 주식형펀드에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때 양씨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8.2%(정기예금 5%, 채권형펀드 6%, 주식형펀드 10% 가정하여 산술평균)로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을 상회할 수 있다. 최근 코스피가 1,600을 넘어서면서 펀드 환매가 많아지고 있다. 양씨도 불안한 마음에 주저하지만, 장기투자자라면 지금 투자를 시작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올해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긴 시각으로 본다면 경기가 회복된 후 뒤돌아보면 지금의 지수대가 싸다는 것이다.
◆소득공제 사라진 장기주택마련저축 매력 없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가 내년부터 폐지된다.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양씨처럼 기존 가입자의 소득공제 혜택도 사라진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최대 장점은 소득공제 혜택이었다. 비과세의 경우 낮은 금리로 인해 그만큼 혜택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과세 혜택만 보고 장기간 저금리로 묶어두기에는 별 매력이 없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 폐지가 논란이 되면서 정부에서는 저소득층에 한해서 소득공제 혜택을 계속 주는 방안과 기존 가입자가 중도해지할 때 세금추징을 면제해주거나 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저소득층에 해당될 가능성도 없고, 또한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득공제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세금추징도 없다. 따라서 장기주택마련저축을 깨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겠다.
◆연금보험료 오르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
양씨는 지금까지 노후준비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부터 당장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노후자금은 은퇴 후 20, 30년을 월 소득 없이 자산소득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큰 목돈이 필요하다.
따라서 장기간 꾸준히 저축을 해야만 목돈을 만들 수 있고, 또한 장기간 투자함으로써 복리효과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55세에 은퇴할 계획인 양씨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넣던 100만원을 은퇴할 때까지 10년 동안 변액연금보험에 넣을 것을 권한다. 노후준비는 빨리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오는 10월부터 제6회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면 평균수명의 증가로 연금보험료가 올라간다. 인상 폭은 1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변액연금보험은 10월 이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지금 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나중에 추가납입하는 돈도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표에 따라 연금수급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일찍 시작하면 유리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
재무진단 받기를 원하는 독자는 053)242-3388로 전화하셔서 예약을 하거나 gofp119@hanmail.net으로 연락하셔도 됩니다. 금융자산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부동산에 관한 전문가도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전반'에 대한 상담이 가능합니다.
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