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도토리…안정균 초대전

'도토리'를 그리는 작가 안정균의 초대전이 4~16일 송아당화랑에서 열린다. 그의 도토리 작품 중 '속세에 나오다', '숲의 종자' 등의 작품은 인공적인 배경, 즉 신문지나 고서적 위에 놓여있는 도토리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대다수 작품들은 숲 속 어느 곳엔가 무더기로 떨어져 있을 법한 도토리를 그리고 있다. 도토리의 크기는 거대하다. 탐스러운 빛깔이 어루만지고픈 충동을 느끼게 한다. 안정균의 작품을 접하는 순간, 마치 관객은 다람쥐의 입장에서 도토리를 대하는 듯하다. 그저 작고 보잘 것 없는, '묵'을 만드는 재료의 하나일 뿐이었던 도토리가 하나의 거대한 객체로 다가와 어느 순간 소중해지고 어루만지고 싶어지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자연물을 자연 상태로 보았을 때와 회화로 재현해서 보았을 때 느끼는 미적 감흥은 전혀 다르다. 안정균의 작업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도토리라는 작은 열매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실제와 회화를 분간하기 어렵게 만든다. (중략) 어떻게 하면 더욱 강렬한 시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가를 경쟁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완성도 높은 손의 기능은 사진의 해상도를 앞선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극렬한 묘사력은 사진보다 높은 리얼리티를 실감케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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