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레기 줍고 장애인도 돕는 집배원 김동영씨

11년 동안 안동 길안면과 안동댐·임하댐 등지를 돌며 남몰래 행락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해온 집배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안동우체국 김동영(43) 집배원. 김씨의 선행은 길안천으로 휴가를 온 한 피서객이 보고 감명받아 안동시청 홈페이지에 칭찬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김씨는 집배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1998년 여름, 길안천이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을 보고 팔을 걷어붙였다. 지금까지 주운 쓰레기만 1t 트럭 한대 이상의 분량일 정도. "안동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길안천과 안동댐·임하댐이 쓰레기로 넘쳐나 조금씩 줍기 시작했는데 벌써 10여년이 흘렀어요. 지금은 아들 녀석도 함께 줍고 있지요."

안동우체국 집배원으로 구성된 '365봉사단' 총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장애인들 사이에서 이미 알려진 인물이다. 매달 지역의 홀몸노인과 중증장애인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필요한 물품과 기부금을 내고 있다. 직장에서도 김씨는 항상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를 하고 퇴근하는 '깔끔이'로 정평이 나있다. 우체국 동료 직원이 말한 일화 하나. 지난해 봄 구미에서 우체국 축구대회가 열려 김씨도 참가했다. 이곳에서도 김씨의 깔끔정신은 빛을 발했다. 지저분한 경기장 화장실을 본 김씨는 경기가 끝난 뒤 남아 화장실을 말끔히 청소했다. 타지에 와서도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김씨를 보면서 직원들은 "역시 김동영답다"는 말로 칭찬을 대신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했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다른 사람이 힘들 때 작은 힘이나마 조금 보탠 것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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