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부인과 도지사 부인
얼마 전 대구시장 부인과 경북도지사 부인이 만나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지인 두명과 함께 점심을 들며 서로 격려하고 덕담을 나누면서 꽤 긴 시간을 같이했다고 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양 안방 주인이 서로 축하하기 위해 점심을 같이했다는 것은 약간 과장하면 '놀랄 만한' 일이다. 둘이 만나 점심 한 그릇 한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고 뭉갤 수도 있겠지만 시장 부인과 도지사 부인의 이 같은 개인적인 만남은 아주 이례적이다. 이들은 행사장에서 만나 가볍게 인사하는 것이 거의 전부일 뿐 사적으로 거의 만날 기회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와 도의 안방 주인들은 서로 마주치는 것을 거북해한다. 사실 꺼린다. 알게 모르게 항상 비교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 옷차림 하나에도 여성들의 입방아는 쉴 줄 모르고 사소한 것도 비교하며 이야기하길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을 의식하게 되고 가능하면 함께하는 자리를 피하게 됐다. 역대 시·도 안방 주인들도 대부분 그렇게 해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들이 만났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변화다. 오랫동안 놓여진 벽을 허문 셈이다. 누가 먼저 제안했느냐를 따질 것 없이 아주 신선하다. 더구나 서로에게 힘이 되는 말과 격려를 나누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환영받을 만하다.
김원옥 대구시장 부인과 김춘희 경북도지사 부인은 나이도 비슷하고 (도지사 부인이 세살 많다) 이미지도 닮았다. 얼핏 봐도 둘은 아주 잘 어울린다. 소탈한 모습도 비슷하다. 물론 다른 점도 많다. 도지사 부인이 적극적이라면 시장 부인은 소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김범일 시장이 일에 대해 일절 아내에게 말하지 않는 반면, 김관용 지사는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스타일이어서 좀더 적극성을 띠었을 듯싶다.
패션도 둘은 다르다. 김춘희 지사 부인은 장소에 맞게 옷을 입는 센스가 뛰어나고 옷 맵시도 있다. 반면 김원옥 시장 부인은 검소하다. 가끔은 아주 오래된 옷을 입고 나타나는 바람에 주변을 놀라게 할 정도다.
시·도 안방 주인이 가깝게 만났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기왕에 시작한 변화라면 각자 행사에 상대방을 초청하는 등 좀더 확대해도 좋을 듯싶다. 가능하다면 정기적으로 만났으면 한다. 왜냐면 대구경북이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축하해주는 안주인들의 모습. 요즈음 유행하는 말로 '엣지'있다.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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