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최영미 지음/문학동네 펴냄
'프로는 여행을 하고, 아마추어는 관광을 한다'는 글귀를 예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길 위에 선 우리들은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 그 어디쯤일까. 예의 여행을 인생에 비유한다면, 나는 인생이란 여정에서 여행을 하는 걸까, 관광이나 하고 있는 걸까.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는 작가 최영미의 신작 산문집이다. 미술 에세이 '화가의 우연한 시선' 이후 7년 만이다. '길을 잃어야…'는 나이 마흔다섯에 혼자 짐가방을 끌고 낯선 땅을 헤매는 자신을 대견해하면서 느낀 유럽 여행기다.
미술학도(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졸업) 출신 작가답게, 저자의 시선은 여행 중에 만난 미술, 음악, 문학, 영화 등 전반에 대한 단상을 책 속에 풀어놓는다. 가우디의 건축을 탐험하고 돌아온 암스테르담, 미켈란젤로의 삶을 추적한 바티칸, 콜비츠의 인물화와 조각에서 끈질긴 사랑을 공감한 쾰른, 독일 여배우와의 우정을 경험한 파리, 시인으로서 가장 특별한 시간을 경험한 캘리포니아 버클리 등 소중한 여행의 보물들을 성실히 기록했다. '여행은 삶의 복사판'이라고 생각하는 저자는 여행이란 살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자아를 찾고 긍정하는 길이 아닐까 읊조린다. 248쪽, 1만3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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