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소리에 봄이 왔음을 느끼고 매미 소리에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순간 매미소리가 잦아 들더니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귀뚜라미가 울면 어김없이 아침, 저녁 날씨가 선선하다. 귀뚜라미가 가을의 전령사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속에서도 순리를 따르는 자연의 섭리가 참 오묘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
귀뚜라미 소리는 수컷의 구애 몸짓이다.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날개에 달린 돌기를 마찰시켜 소리를 만들어낸다. 귀뚜라미는 24℃ 전후에서 짝짓기를 가장 왕성하게 한다. 초가을 귀뚜라미 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흥미로운 사실은 귀뚜라미 소리로 대략의 온도를 계산할 수 있다고 한다. 귀뚜라미는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온도에 따라 날개를 비벼대는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일정 시간 동안 귀뚜라미 우는 횟수를 측정한 후 특정 숫자를 더하면 주위 온도를 알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귀뚜라미 소리로 온도를 측정하는 공식 중 하나는 14초 동안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센 후 울음 횟수에 40을 더하면 화씨온도가 된다는 것. 예를 들어 14초 동안 35번 귀뚜라미가 울었다고 가정하면 화씨 75도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공식이 모든 귀뚜라미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종마다 온도 변화에 따른 반응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공식도 약간씩 변형되어야 한다. 어떤 종류는 14초간 우는 소리에 38을 더해야 되고 어느 종류는 15초간 우는 소리에 48을 더해야 한다고 전해져 있다.
옛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바탕으로 주변 온도를 알아냈으며 '귀뚜라미는 가난한 사람의 온도계'라는 미국 속담이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 같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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