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가명·14·대구 남구 대명동)양은 아버지, 어머니, 오빠, 여동생과 함께 옥탑방에 살고 있다.
2002년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월세를 전전하다 이제는 방 한칸에 주방이 달린 비좁은 옥탑방에서 다섯 식구가 생활하고 있는 것.
사업을 하던 김양의 아버지는 사기를 당해 부도를 맞았고 7억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파산신청을 하려 해도 부부가 동시에 파산신청을 하는데 드는 수백만원의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하루하루 일용직으로 생계를 이어온 것이 벌써 7년째이다.
김양의 어머니는 자활근로 일을 했지만 고혈압이 심해 잠시 일을 쉬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버지가 벌어오는 60만~70여만원 가운데 월세 30만원을 내고 남는 돈으로 겨우 끼니를 잇고 있다.
어머니 이모(38)씨는 "몸이 회복되는 대로 다시 일을 찾을 생각"이라며 "아직 젊은 만큼 부지런히 일하면 먹고 살 걱정이야 없겠지만, 요즘은 워낙 일자리가 없어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양은 자신의 방을 갖고 싶어했다. 부모님, 오빠와 함께 방을 쓰다 보니 불편한 일이 많지만 내색할 수가 없었다.
얼마전 주택공사에서 지원하는 전세자금 대출을 통해 4천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이 소원을 이룰 길을 찾았지만 또다시 벽에 부딪혔다. 이달 19일까지 전세지원금의 5%에 해당하는 200만원을 납부해야 지원이 성사되지만 이조차도 마련할 길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어머니는 "방이 많은 낡은 단독주택을 계약까지 해 뒀는데 다 잡은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게 됐다"며 "아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한 방에 살게 하는 것이 마음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래도 김양은 씩씩했다. 책상 하나 없이 방바닥에 누워 숙제를 해야 하지만 "버릇이 돼 괜찮다"며 웃었다. "지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장래희망"이라는 김양은 "자꾸 꿈이 바뀌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꼭 괜찮은 직장을 찾아서 고생하는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희정 양에게 희망을 나눠 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 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하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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