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 향토음식의 산업화] 달기백숙 50년 터줏대감 김계자 할머니

"녹두로 나쁜기운 빼내고 장아찌로 입맛 돋우지요"

달기약수터 한방백숙 50년 전통의 예천식당 주인 김계자 모녀가 상차림을 두고 포즈를 잡았다
달기약수터 한방백숙 50년 전통의 예천식당 주인 김계자 모녀가 상차림을 두고 포즈를 잡았다

"콜라병 뚜껑을 딸 때처럼 '뿅'소리를 내며 됫병 마개가 빠져 달아날 정도로 약수에 녹아있는 탄산가스가 대단해요. 천연 사이다지요."

달기약수터 예천식당 주인 김계자 할머니는 약수터 원탕을 50년이나 지켜왔다. 그런 만큼 사람들만 모이면 달기약수와 달기백숙 자랑이다. 김 할머니는 장아찌를 만들어 내는 솜씨도 일품으로 소문나 있다. 곰취 장아찌에서부터 두릅, 참죽, 무 등 어떤 식재료도 손에 잡히면 짭짤한 장아찌로 변신한다.

"청송은 내륙 깊숙한 산골마을이어서 집집마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장아찌류 반찬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달기닭백숙과 어우러져 궁합이 딱 맞게 된 것 같아요" 김 할머니는 달기약수터 주변은 공기가 맑아서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

"녹두는 사람의 몸속 나쁜 기운을 배출시켜 준다고 해서 닭백숙에 꼭 넣지요. 녹두는 백숙의 구수한 맛을 더해 주는 맛추임새 역할도 해서 여기 달기약수터 모든 닭백숙집은 안쓰는 집이 없어요." 이렇게 쓰는 녹두는 달기약수터만 해도 연간 80㎏들이 100여 가마에 이른다고 한다.

요즘 유치원 교사직을 그만두고 식당 일을 돕고 있는 둘째 딸 권귀남씨는 어머니의 닭백숙 솜씨와 장아찌 기술을 배우느라 하루가 바쁘다. 닭 삶아내느라 아직 배필도 못구했다며 활짝 웃는 권씨는 대도시에서 분점이나 체인점을 내달라고 하면 응해 주겠느냐는 질문에 '언제든지'라고 답했다.

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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