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스크 속 장사진…2시간 기다려 검사

신종플루 김천 거점병원 가보니

27일 김천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김천의료원에서 아침 일찍부터 환자들이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27일 김천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김천의료원에서 아침 일찍부터 환자들이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 아들의 체온이 갑자기 오르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신종플루 감염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거점병원마다 확진을 받으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김천지역 신종플루 거점병원인 김천의료원. 이른 시간인데도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검진받으려는 환자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접수순서를 기다렸고 접수를 마친 뒤에도 1시간 정도 대기했다. 20분 안팎의 검사를 위해 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다보니 환자들의 초조감은 더해졌다.

대기실 이곳저곳 마스크 속에서 기침소리가 이어졌고 일부는 마스크를 쓴 얼굴을 서로 쳐다보며 "되레 이곳에서 감염되는 것 아닌가" 하며 웅성대기도 했다.

이날 김천의료원을 찾은 주민 상당수가 고위험군인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었다. 이 중 한 여성은 본인과 자녀 2명 모두가 신종플루 검진를 받기 위해 나왔다며 불안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초등학생 아들이 열이 올랐고, 다음날에는 중학생 딸에 이어 자신도 머리가 아픈 것 같아 모두 함께 병원에 나오게 됐다"며 "학교에서는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있으면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모(52)씨는 "동네 병원에서 진료하고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받는 게 못미더워 거점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김천의료원의 경우 지난달 9일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9월 중에는 확진여부 검사 인원이 하루 10~20명 정도 수준에 그쳤으나 이달 13일부터 급속도로 늘어 하루 300명~400명이 임시진료소를 찾고 있다.

김천의료원 김영일 원장은 "27일 현재까지 김천의료원에서만 2천600여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확진환자가 51%인 1천860명으로 높은 확진율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기온이 떨어지면 확산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천의료원은 신종플루 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서 WHO에서 지정한 신종플루 조기 확진 검사 시스템(Rear-Time RT-PCR)을 도입해 24시간 가동체계에 돌입했다. 이 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경우 검사 후 4, 5시간 지나면 곧바로 확진 결과가 나오지만 환자들이 밀려드는 바람에 2, 3일씩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김천의료원 박세영 간호과장은 "현재 직원들은 이비인후과, 소아과, 내과 등 3개과에 신종플루 임시 진료실을 마련해 평일 오후 10시까지 비상근무는 물론 휴일 추가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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