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U-17 월드컵, 후반 골문 '와르르'…伊에 석패

이탈리아의 벽은 역시 높았다. 2009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한국 영건들이 차세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맞아 잘 싸웠지만 1대2로 아쉽게 졌다. 한국 17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9일 새벽 나이지리아 카두나의 아마두 벨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전반 선취골을 얻고도 후반에 내리 두 골을 허용, 역전패 당했다. 한국은 1987년 캐나다 대회에서 4강 진출을 좌절시켰던 이탈리아에 설욕을 다짐했지만 또다시 일격을 당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

전반은 한국이 주도했다. 초반부터 이탈리아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경기를 압도한 한국은 공간 활용이나 조직적인 공간 패스, 창조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미드필드에서 압박이 좋았고 끈질기고 적극적인 수비 등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전반 30분 결국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가슴 트래핑을 하던 이탈리아 수비수가 핸들링 반칙을 범해 얻은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얻는 데 성공했다. 주장 김진수는 왼발 인사이드로 낮게 깔린 강슛을 날려 골대 오른쪽 모서리 깊숙이 꽂아 넣어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흐름이 급반전되면서 이탈리아의 반격이 시작됐다. 패스가 살아난 이탈리아에 후반 11분(미첼레 캄포레세)과 16분(피에트로 이에멜로)에 연속으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은 만회골을 위해 다시 밀어붙였지만 수비를 강화한 이탈리아의 골문을 더 이상 열지 못했다. 전·후반에 걸쳐 여러 차례 찾아온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반 박자 늦은 슈팅 타임, 마무리 볼 터치 등으로 살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회심의 슛이 골대를 맞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골대를 살짝 비켜가는 등 골과 다름없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지만 더 이상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아르헨티나(A조)와 스위스(B조), 터키(D조)에 이어 네 번째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길 경우 조 2위로 16강에 오르거나 3위 4개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얻을 수도 있다. 한국은 다음달 2일 '약체' 알제리와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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