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 추진을 둘러싸고 정운찬 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립각을 세우던 모습이 주호영 특임장관의 등장(?)으로 '주-박 대결'로 옮아가는 형국이다.
주 장관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 지난주 박 전 대표와 개인 면담을 가진 사실이 밝혀져 한 차례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9월 박 전 대표와 단독 회동할 때 세종시 수정 추진 의사를 밝혔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친박계가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세종시 수정 양해'를 미리 구한 듯한 얘기를 왜 지금 하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9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친 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주 장관의 이 같은 '튀는 행보'가 당내 계파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 장관은 15일 "이 대통령이 세종시를 더 나은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말은 했지만 '원안대로 하겠다'는 말은 안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주 장관은 매일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일부 언론에 정부가 박 전 대표와 상의없이 세종시를 수정 추진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져 이를 해명하려던 것이지 다른 악의를 가진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세종시 수정에 대해 정부가) 준비가 많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도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인 이성헌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주 장관의 행보에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 이진복 의원은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 대통령의 말씀 속에는 자족 기능을 확보해 50만 인구가 살 수 있는 명품도시로 만들어 주겠다고 돼 있다. 자꾸 말장난을 하면 믿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친박계 측은 "저쪽(청와대 및 정부)은 매사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친다"고 반발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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