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에스컬레이터 단축 운행…또 반월당역 이용객이 볼모인가

반월당당역 환승구간 판매시설 조성 상인·도시철도 갈등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지하 환승구간에 조성된 판매시설을 두고 대구도시철도공사와 지하상가 상인들 간 갈등(본지 9월 24일자 8면 보도)이 계속되고 있다.

메트로센터 운영위원회는 23일 도시철도 반월당역 지하 2층 상가와 지상을 잇는 에스컬레이터 7곳, 16대의 운행 시간을 기존 오전 7시~오후 11시에서 오전 10시~오후 10시로 하루 4시간 단축했다. 반월당역 이용객이 가장 많은 출퇴근 시간대에 에스컬레이터 운행이 중단되면서 시민들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

이는 반월당역 지하 3층 환승 구간에 조성된 판매시설 업종을 두고 공사 측과 상인들의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상인들은 "환승구간 서편에 조성된 의류 점포가 기존 상가 영업에 큰 손실을 주고 있다"며 판매 중단 및 업종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메트로센터 운영위원회 신영섭 운영이사는 "공사 측이 지난달 12일 의류점포 영업을 재고 소진 등을 위해 한 달간만 허용하고 이후 업종 선정은 메트로센터와 협의하겠다고 합의서까지 작성한 상태"라며 "약속을 어기고 의류 점포 영업이 계속된다면 에스컬레이터 전면 중단도 강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정당한 절차로 선정된 민간사업자의 영업을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상가 측이 정당한 계약에 따라 영업 중인 점포에 대해 단전과 장소 이전, 계약 취소 등을 요구하며 에스컬레이터 가동시간을 일방적으로 단축했다는 것. 공사 관계자는 "업종 중복을 조정해달라는 요구에 따라 30개 업종을 의류와 잡화 2개 업종으로 조정했는데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9월에야 점포 개점 자체를 막는 것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유지비를 공사에 떠넘기겠다는 의도"라며 "2006년부터 연간 2천200만원의 전기요금을 공사가 부담하고 있는데도 시민을 볼모로 단축운행을 계속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 9월 지하철 2호선 반월당역 지하 3층에 각각 500㎡, 484㎡ 규모의 판매시설 2곳을 조성하는 대신 790㎡ 크기의 전시장과 공연장을 기부채납 받기로 하고 민간업체와 5년간 계약을 맺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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