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이번주 영·호남 방문…지역여론 달랜다

당정 "TV토론이후 긍정여론 확산

'세종시 수정' 공식화…정치권 공방 치열

부제목

내용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대통령과의 대화' TV 프로그램에서 세종시 계획을 수정키로 공식화한 뒤 정치권의 세종시 공방이 잦아들기는커녕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한나라당에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역할'을 주문하는 한편 영호남과 충청권 여론주도층을 만나 직접 설득에 나설 계획을 세우는 등 여론 돌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최고위원단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대책 등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세종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갈등이 생긴 것이 가슴 아프다"며 "정부가 서두를 테니 대안이 나올 때까지 당정에서 서로 협조해 대안을 제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또 "4대강은 정쟁과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집권 여당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어려운 예산 국회를 이끌어 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반대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비판하기 쉽다는 말은 공감이 갔다"고 했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TV방송은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국민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이 이번에 느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에 영호남을 차례로 방문,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지역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대(對)국민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의 하나로 풀이된다. 또 내달 1일에는 쇼욤 라슬로 헝가리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에 대통령 특사로 지난 8월 헝가리를 방문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초청, 이 자리에서 '세종시 대화'가 오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은 이에 앞서 정운찬 총리, 정몽준 대표,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이 29일 밤 총리 공관에서 긴급 심야 회의를 갖고 세종시 전략을 논의했다. 이들은 'TV 대화' 이후 긍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 12월 중순 대안이 나올 때까지 여론 관리와 당내 의견차 좁히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은 영호남과 충청권 여론 주도층을 만나 세종시 수정에 대한 이해 구하기에 나서고 있다. 국무총리실 권태신 총리실장, 조영동 사무차장과 청와대 비서관들이 각 지역을 찾아 정부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정부는 30일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3차 회의를 열어 세종시 대안(代案) 마련을 위한 논의를 계속한다. 위원회는 세종시 자족기능 보강 방안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정부에 공식 건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당은 장외 집회 등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다음달부터 청주·천안·대전·태안·서산 등 충청권을 순회하며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연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고, 의원 총사퇴를 결의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원안 관철을 위해 불복종으로 항거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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