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생 동준이 없을 때…" 이승준, 오리온스 골밑 유린

대구, 리바운드서 열세…삼성에 81대85 무릎

동생이 없자 형은 더욱 기가 살았다. 이동준의 부상으로 골밑이 허전해진 대구 오리온스는 이동준의 친형 이승준의 골밑 활약을 봉쇄하지 못했다. 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오리온스는 3연패 중인 삼성과의 대결에서 접전을 펼쳤으나 81대85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풍부한 가드진과 지난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 타이틀을 거머쥔 테렌스 레더를 보유한 강호. 이번 시즌 이승준(206㎝)을 데려와 약점이던 높이를 보강, 일찌감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삼성은 좀처럼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하고 있다. 이승준이 레더와 동선이 겹치는 등 조화를 이루지 못한 데다 베테랑 포인트가드 이상민의 활약이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리온스는 삼성을 한 차례 눌렀다. 10월 21일 첫 대결에서 85대80으로 승리한 것. 야전사령관 김승현이 없었으나 승리는 오리온스의 몫이었다. 당시 삼성은 레더와 이승준이 모두 5반칙으로 경기 도중 퇴장당하면서 오리온스에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8일 이승준은 13점을 넣고 리바운드를 14개나 건져 올리면서 부진했던 레더(7점 5리바운드) 대신 골밑을 장악,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동준이 빠져 골밑이 약화된 오리온스는 이날 리바운드 싸움에서 삼성에 25대37로 크게 밀렸다. 정훈과 박광재가 분투했지만 이승준 등 삼성의 골밑 공세를 저지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허버트 힐(27점 15리바운드)과 김강선(15점)이 공격에 앞장선 가운데 마지막까지 전 선수가 투지를 발휘, 삼성과 대등한 승부를 펼친 점이 돋보였다.

이날 1쿼터에 오리온스는 23대20으로 앞섰지만 야투가 자주 림을 벗어나는 바람에 2, 3쿼터에 삼성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55대65로 뒤진 채 시작된 4쿼터에서 오리온스는 저력을 발휘했다. 끈질긴 수비로 삼성의 실수를 유도, 조금씩 따라붙었고 경기 종료 1분5초 전 허일영의 3점포로 79대80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막판 정재홍의 실수로 공격권을 빼앗기면서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한편 원주 동부는 창원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김주성(20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윤호영(15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83대77로 승리했다. LG의 주포 문태영은 23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