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의 맥가이버들, 외딴 마을에 떴다…대경기능인 봉사회

미용, 전기·보일러 수리 등 김천 대덕 연화리서 봉사

15일 김천시 대덕면 연화리에서는 대경기능인 봉사회 회원들과 한국폴리텍Ⅵ대학 거창·구미·김천캠퍼스 소속 학생들이 전기 보일러 방충망 수리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며 온정을 나눴다. 대경기능인회 봉사회 제공
15일 김천시 대덕면 연화리에서는 대경기능인 봉사회 회원들과 한국폴리텍Ⅵ대학 거창·구미·김천캠퍼스 소속 학생들이 전기 보일러 방충망 수리 등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며 온정을 나눴다. 대경기능인회 봉사회 제공

"그동안 어두워 애를 먹었는데, 이렇게 환하니 이젠 살맛납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한겨울 칼바람이 쌩쌩 몰아친 15일 오후 김천시 대덕면 연화1리 마을회관 앞. 회관 앞에는 작은 상에 이곳 주민들이 마련한 떡과 삶은 돼지고기, 명태, 막걸리가 차려져 있었다. '마을 생기고는 가장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자원봉사하러 온 것'에 감사하는 주민들의 마음을 전하고 새로 곱게 칠해진 마을회관 현판을 내거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봉사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술과 자격증을 가진 대구경북 사람들의 모임인 대경기능인 봉사회(회장 이분순) 회원 60여명이 올해 마지막 활동으로 연화1리 마을 전체 74가구(184명)를 대상으로 한 것. 이들은 전기, 방충망, 보일러, 이·미용, 의류수선 등의 봉사활동으로 마을주민들이 그동안 참았던 각종 불편들을 해결했다. 이날 봉사에는 한국폴리텍Ⅵ대학의 거창·구미·김천 등 3곳 캠퍼스 학장과 소속 학생들도 함께하며 추운 겨울속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보탰다.

회장을 대신한 연화1리 노인회 박팔수(67) 총무는 현판식에서 두 번의 큰절을 했다. 마을주민들은 "너무나 고맙지. 대부분 노인들만 살다보니 손댈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지. 전기 고치는 것도 그렇고, 다 떨어진 방충망 수리도 그렇고, 보일러도 손을 못 보지. 불편한 곳이 한두 군데 아니다. 이렇게 뚝딱 처리해주니 너무 좋아…"라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현판식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마을회관 내 방 한칸에서는 30여명의 할머니들이 파마를 하는 등 이·미용 서비스를 받느라 방을 꽉 메웠고, 또다른 방에서는 낡은 마을회관 커튼을 대체할 새 커튼을 만들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동네 주민들에게 나눠줄 천연비누 만들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회관 뒤 낡은 집에서는 안채 외풍을 막아줄 방풍 작업이 이뤄졌고, 건너편 농가에서는 낡은 전선을 새로 깔고 안방과 화장실, 창고의 고장난 전구를 교체, 밝은 빛을 선사하는 활동이 계속됐다.

전선이 잘못돼 안방의 불을 켜지 못했던 장세용(58·여)씨는 "불이 없어 그동안 캄캄하게 지내며 답답했는데 이렇게 고치고 형광등을 켜니 새로운 세상인 것 같다"며 좋아했다. 낡고 위험한 전선 때문에 늘 걱정이 많았던 장희현(49) 이장은 "마을주민 대부분 70대 이상 어르신들이라 불이 없거나 고장나도 엄두를 못 냈는데 오늘 자원봉사로 수리하고 고치고 색칠하고 필요한 것 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마친 이분순 회장은"앞으로도 계속 각 분야별로 회원들의 기술을 활용한 자원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몇차례 이들의 자원봉사를 지켜본 경상북도 김상운 녹지복지정책과장은 이날"내년부터는 관계기관과 협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천· 김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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