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의 겨울, 날씨는 추워도 마음은 따뜻"

대구대 아프리카 유학생들 방한복 등 선물받아

"난생 처음 겪는 추위인데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니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아프리카 콩고 출신의 에스포아르 카방가(19)군은 지난달 말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지원으로 한국에 유학와 매서운 겨울 날씨를 처음 경험했다.

추위를 몰랐던데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가정 형편상 겨울 옷이 있을 리 없는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24일 뜻밖의 선물에 깜짝 놀랐다. 한국어 연수를 받고 있는 대구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방한복과 내복, 생필품을 전해온 것. 카방가군뿐만 아니라 함께 유학온 콩고 출신 2명과 르완다 출신 2명도 같은 선물을 받았다.

선물은 대구대 노동조합이 앞장서 마련했다. 대구대 국제교류처 직원들과 선교단체가 뜻을 모아 겨울옷 몇벌을 후원했지만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은 대구대 노조는 23일 '아프리카 학생과 함께하는 따뜻한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으로 모금행사에 나섰다.

갑작스레 진행한 행사였지만 150여명의 교직원이 참여했고, 소식을 전해들은 일부 학생들까지 마음을 보태 하루 만에 170만원이 모였다. 노조는 이 돈으로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겨울 내의와 방한복,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전달했다.

양춘호 노조위원장은 "한국을 배우기 위해 유학 온 학생들이 한국의 추위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소식이 너무 안타까워 급하게 행사를 마련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온정이 모였다"며 "이들이 한국의 따뜻한 인정까지 배우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카방가군은 "한국에 오니 날씨가 너무 추워서 힘들었는데 멋진 방한복을 선물받고 보니 한국이 참 따뜻한 나라로 느껴진다"며 "한국의 발전된 IT 관련 기술을 열심히 배워 콩고로 돌아가 첨단 기술은 물론 한국의 따뜻한 문화까지 알리겠다"고 밝혔다.

콩고에서 온 3명의 학생은 내년에 한국어 연수과정을 마친 후 대구대 정보통신 및 공과대학으로 진학할 예정이며, 르완다에서 온 2명의 학생은 신학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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