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주포인 센터 대결에서 허버트 힐이 테렌스 레더에 밀렸고 공격 전개 작업도 매끄럽지 못했다. 대구 오리온스는 27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68대77로 패배, 3연패에 빠졌다. 3쿼터 때 역전에 성공, 승기를 잡는 듯했으나 4쿼터 때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못한 채 막판에 무너졌다.
삼성의 레더는 지난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 타이틀을 모두 가져가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맹위를 떨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지난해만 못한 모습. 18.6점 7.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지만 플레이에 기복이 심하다. 더구나 혼혈 귀화선수인 이승준과 공격에서 동선이 겹치는 등 호흡이 잘 맞지 않아 함께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적은 탓에 삼성도 중위권을 맴돌고 있는 처지다.
반면 힐(21.5점 9.6리바운드)은 이번 시즌 가장 돋보이는 외국인 선수로 꼽을 만하다. 상대 수비가 갑자기 여럿 붙을 때 동료에게 내주는 패스와 몸싸움 등 골밑 수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많은 장점을 가진 선수다. 슛 거리가 길지는 않으나 타점이 높아 상대가 막기 어렵고 정확도도 좋은 편. 블록슛에도 능하다. 큰 기복 없이 꾸준한 플레이는 주득점원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날 맞대결에서는 힐(16점 11리바운드)이 레더(24점 8리바운드)에게 판정패했다. 레더는 빠른 발놀림과 힘을 바탕으로 힐이 골밑으로 파고드는 것을 비교적 잘 막아냈고 공격에서도 중거리슛을 적극 활용하는 등 힐의 수비벽을 곧잘 뚫었다. 1, 4쿼터에 레더는 8, 12점을 몰아치며 공세를 이끌었다. 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오리온스로선 힐이 밀리자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오리온스의 경기 운영은 거칠었다. 김승현의 부상으로 대신 나선 정재홍(5점 4어시스트)은 삼성의 이정석(8점 5어시스트)-강혁(10점 4어시스트) 콤비에 맞서기엔 힘이 부쳤다. 오리온스는 공격 제한 시간(24초)에 쫓겨 급히 슛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 자주 몰렸다. 그나마 2쿼터 때 투입된 김병철이 돌파를 시도하며 동료에게 패스를 이어준 덕분에 추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주포인 힐이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스는 제때 터진 3점포로 삼성을 괴롭혔다. 허일영(15점)의 3점포로 2쿼터를 31대33으로 마친 오리온스는 3쿼터 종료 7분5초 전 김강선의 3점슛으로 38대37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레더와 이규섭의 슛이 계속 터지면서 분위기는 삼성으로 넘어갔고 오리온스가 정훈(14점)의 3점슛 등으로 대항했으나 다시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울산 모비스는 서울 SK와의 홈 경기에서 85대56으로 대승하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SK는 9연패에 빠졌다. 전주 KCC는 원주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서 하승진(21점 19리바운드), 전태풍(20점 8어시스트)이 맹활약한 데 힘입어 동부를 86대77로 제치고 4연승을 질주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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