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한 장이규 화백은 경천교에서 낙동강과 비봉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을 택했다. 저 멀리 비봉산 정상에서 청룡사를 따라 내려오는 길이 아스라이 보이고, 왼편에는 강을 따라 걷는 호젓한 길이 소담스럽다. 장 화백은 동행하는 내내 "멋지다"는 말을 연발했다. 다른 표현이 없느냐는 물음에 "말로 표현하는 것은 글 쓰는 사람 몫이고 나는 그림을 그릴란다"라며 웃어보였다.
그림 속에 드러난 낙동강 풍경은 훨씬 따사롭게 다가온다. 하늘을 머금은 푸른 강은 멀리 보이는 겨울 소나무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원래 경천교에서 바라보는 비봉산 정상과 그 옆 오솔길은 아득히 멀게 느껴지지만 그림 속에서는 훨씬 가깝게 다가섰다. 한 달음에 저 고갯길에 닿을 것만 같고, 조금만 기다리면 고개 너머에서 반가운 누군가 불쑥 고개를 내밀 것만 같다. 다소 밋밋할 뻔했던 왼편 절벽에는 장 화백의 장기를 살려 소나무 한 그루를 그려넣었다. 바위 틈에 뿌리를 두고 하늘로 치솟는 소나무는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
늘 위태로운 고비를 맞았지만 슬기와 지혜, 용맹으로 이겨냈던 우리 민족, 그리고 대구경북 사람들. 저 고개 위엔 용맹한 호랑이 한 마리가 포효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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